담벼락 위의 외대 고양이 담벼락 위를 걷는 외대 고양이. 이렇게 걸어가는 길고양이를 보면 어렸을 때 체육시간에 걸었던 평균대가 떠오른다. 선생님은 왜 무용선수도 아닌 우리들에게 평균대를 걷게 했을까? 비좁은 담 위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있다. 그래도 친구 고양이가 함께 있어서 덜 쓸쓸해 보인다. 2006. 12. 14. 회색 줄무늬 외대 고양이 고양이 탐정 김봉규 님을 인터뷰하던 날 만났던 외대 고양이. 세 마리 중에 유독 이 녀석이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연립주택이 밀집한 외대 근처 골목에는 예상보다 많은 길고양이들이 살고 있다. 이날 만난 고양이만 여섯 마리가 넘었다. 2006. 12. 14. 젖소 무늬 길고양이 마감을 끝내고 출력소에서 돌아나오는 길에, 쓰레기봉투를 뒤지고 있던 젖소무늬 길고양이를 만났다. 몸집이 작고 날렵한 아깽이였다. 가까이 가니 잽싸게 자동차 밑으로 기어들어간다. 카메라가 없어서 아쉬운대로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더니, 고양이가 눈에 쌍라이트를 켠다. 너도 힘드냐, 나도 힘들다. 2006. 12. 2. 눈 속의 나비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방문을 열었더니 스밀라가 기다렸다는듯이 거실로 쪼르르 달려나간다.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코를 들이밀고, 그러다 먼지가 코에 들어가 재채기를 하면서도 계속 탐색한다. 책꽂이로 폴짝 뛰어올라, 창밖을 빤히 보는 스밀라. 스밀라 앞에 바짝 다가앉아 눈을 들여다본다. 나비 날개를 손으로 만지면 고운 반짝이 가루가 묻어나오는데, 스밀라의 눈도 그렇다.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홍채를 둘러싼 옥색 물결이 나비 날개처럼 반짝거린다. 한동안 고양이를 왜 나비로 부를까 하고 궁금했는데, 이제 그 이유를 알겠다. 고양이 눈 속에 나비 날개 있다. 2006. 12. 2. 남아공 에이즈고아 돕기 자선모임, 블로거 축제로 만들어요 [미디어다음 | 2006.11.28] 길고양이 사진을 찍고 관련 기사를 쓰면서 다양한 분들의 반응을 접합니다. 길고양이 이야기를 반가워하는 분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람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인데, 길고양이에게까지 그런 정열을 쏟아야겠냐'고 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오는 12월 9일(토)에 열릴 ‘남아공 에이즈 고아 돕기 블로거 자선모임’ 에 대한 심샛별 님의 글을 읽고서, '어쩌면 길고양이 기사를 썼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분명히 '우리나라에도 굶는 아이,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남의 나라 고아들까지 도와야 하나?' 하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생명을 다루는 모든 일에는 항상 '우선순위'라는 게 있습니다. 한 개인이 타인을 위해 쓸 수 있는 힘은 한.. 2006. 11. 28. 홍대 만두가게 앞 길고양이 막간을 이용해서 길고양이 사진. 회사 앞을 어슬렁거리던 녀석을 뒤쫓아다니면서 몇 장을 찍었다. 불빛 어른거리는 만두가게 앞에서 내게 등을 돌리고 오랫동안 앉아있던 황토색 고양이다. 구부정한 뒷모습이 왠지 노인을 연상시킨다. 만두가게 앞에서 떠나지 못하는 길고양이의 뒷모습이 아련하다. 보통 길고양이는 불빛이 환한 곳에 오랫동안 앉아있지 않는데, 녀석은 달랐다. 주차를 하려는 차가 뒤에서 헤드라이트를 강하게 비춰도, 내가 다가가기 전까지는 꼼짝하지 않았다. 배가 고파서 뭔가 먹을 거라도 떨어질까 싶어 저 앞을 얼쩡거리는 것일까. 길고양이가 도망갈 때는 발이 몇 개인지 제대로 셀 수 없을 만큼 잰 몸놀림으로 휙휙 사라진다. 엄폐물이 없는 도로를 가로질러, 다시 몸을 안전하게 숨길 자동차 동굴을 찾아 바삐 걸음.. 2006. 11. 22. 이전 1 ··· 86 87 88 89 90 91 92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