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타는 고양이의 은신처 날씨가 싸늘해지니 고양이도 금세 추위를 타네요. 스밀라를 쓰다듬어주는데 바르르~ 하면서 몸을 떨더군요.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가 싶어 난방을 해도 약한 떨림이 멈추지 않더라구요. 병원에 전화를 드렸더니 고양이가 떠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정기검진한지 얼마 안 되니 하루이틀 더 지켜보자 하셔서 불안한 마음으로 스밀라를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BUN은 정상수치이고, Cre도 3점 대여서 지금은 현상유지 수준인데, 혹시 뭐 안 좋아질 만한 일이 있었나 고민도 하고...가만히 누워있는 모습이 어쩐지 기력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스밀라가 신부전 진단을 받은 뒤로는 평소와 조금만 몸 상태가 달라도 조바심을 내게 되는데 만성질환을 앓는 고양이와 함께 살다보니 그렇게 되네요. 그래야 이상징후를 빨리 깨.. 2009. 10. 21. 넙죽 절하는 자세로 잠든 고양이 고양이는 가끔 앞발에 머리를 고이고 잠을 잡니다. 절을 하듯 두 앞발로 머리를 곱게 감싼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이불이라도 덮어주고 싶어집니다. 노트북 위에 뽁뽁이를 깔아두었는데,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책상 위로 훌쩍 뛰어올라 몸을 도사리고 있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습니다. 고양이의 잠은 얕디얕은 토끼잠. 자다가도 실눈을 뜨고, 깬듯 실눈을 떴다가도 까무룩 잠이 듭니다. 입술과 앞발이 방금 먹은 밥의 흔적으로 노릇하게 물들어 마음이 짠합니다. 신부전 진단을 받은 이후로 식욕이 많이 떨어진 스밀라에게 강제급여를 시작한지 어느덧 석 달이 되어갑니다. 밥을 먹는 스밀라도, 강제급여를 하는 사람도 둘 다 힘이 드니, 제 입으로 밥을 먹어주면 가장 좋겠지만 가뜩이나 입이 짧은데다 몸도 좋지 않으.. 2009. 10. 6. 새 이불을 좋아하는 고양이 스밀라가 안 보여서 찾아보니, 이불 끼우려고 빨아놓은 호청 위에 뒹굴뒹굴하고 있더군요. 고양이가 원래 맨바닥에는 잘 앉지 않지만, 아직 개시도 안 한 이불을 제 거라고 주장하고 있네요. 고양이도 새것이 뭔지 알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뭔가 새로운 '깔개'(가방, 수건, 종이 등 납작한 모든 것)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코를 들이미는 걸 보면 말이에요. 새것에는 고양이를 홀릴 만한 어떤 냄새가 나는 걸까요? 스밀라가 귀여워서 어머니와 함께 바로 앞에 앉아 지켜보고 있으니 스밀라가 슬며시 고개를 돌려 쳐다봅니다. 어머니와 나를 올려다보는 표정이 "나 여기 누우면 안되는 거야?" 하고 묻는 것 같네요. 금방이라도 말을 건넬 것처럼 살짝 벌린 입술이 좋아요. 이거야말로 ㅅ자 입술의 전형. 저런 얼굴로 쳐다보는데 뭐.. 2009. 9. 26. 스밀라의 귀여운 습관 1. 안아주면 침을 '꼴딱' 소리나게 삼키면서 뛰어내릴 궁리를 한다. 싫다는 표시인가. 2. 화장실에 가면 꼭 따라와서 꼬리를 오른쪽으로 한번, 왼쪽으로 한번 치고 나간다. * 다른 곳은 안 따라오는데, 꼭 화장실 갈 때만 따라온다. * 이때 화장실 바닥이 젖어 있으면 슬쩍 바닥을 보고 멈칫한 뒤 안 들어온다. 발이 젖는 게 싫은 듯. 3. 안 보는 척하면서 거울을 이용해 나를 몰래 본다. * 베란다문 유리나 장식장 유리를 거울로 활용한다. 스밀라가 방금 1번 항목을 시연한 뒤 뛰어내렸는데 생각나는대로 적어봤다. 화장실에 따라들어오는 고양이는 의외로 많은 듯하다. 대체 무슨 심리인지-_- 2009. 9. 24. 야경 보며 기분전환하는 고양이 조금만 더 잘 먹이면 3kg대를 회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3주 전에 병원에서 측정한 2.88kg에서 더 늘 기미가 안 보인다. 할 수 없이 하루 세 끼 강제급여를 한다. 밥을 곱게 갈아서 주사기로 조금씩 짜 먹이는 것이다. 주는대로 냠냠 삼켜주면 좋으련만, 스밀라는 배가 고파도 절대 고분고분 삼키지 않는다. 도리질을 치는 스밀라를 붙들어가며 밥을 먹여야 하니, 한번 밥을 주고 나면 고양이도 사람도 지치고 만다. 스밀라는 원래 자율급식을 하던 고양이였기 때문에 입이 짧다. 5~6번 정도로 밥을 나눠 주면 좋겠지만, 좀 쉴만 하면 밥 먹자고 데려가서 억지로 밥 먹이는 데 고양이가 즐거울 일이 있겠나. 그러면 밥 먹는 스트레스가 2배로 늘 게 분명하니 세 끼에 나눠 먹이는 것으로 절충하고 있다. 가장 좋은 .. 2009. 9. 20. 스밀라의 근황 스밀라가 신부전 진단을 받은 지도 어느새 두 달이 지났다. 처음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통원치료를 하다가 점차 간격을 두고 검사를 받아도 괜찮을 만큼 좋아져서 어제가 3주만의 스밀라 병원 방문일이었는데, 뇨검사는 하지 않고 8종 혈액검사만 했다. BUN은 37이라 안정권으로 접어들었으나, Cre이 3.1로 허용치인 2.0보다는 여전히 높다. 빈혈수치는 32%로 좀 더 좋아졌지만 체중은 2.88kg로 변화가 없다. 전반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지만, 어쨌거나 정상보다는 좋지 않기 때문에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다음 방문은 한 달 뒤. 한 달치 약값과 8종 혈액검사, 열흘치 수액세트값을 포함해 병원비는 31만원 정도 나왔다. 스밀라는 병원 갔다 와서 밥을 먹고 기분이 좀 나아졌는지, 오래간만에 책꽂이 꼭대.. 2009. 9. 17.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