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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이긴 길고양이, 아줌마의 저력 바람막이 없는 높은 곳에서 햇살바라기를 하는 길고양이들이 종종 눈에 띄는 걸 보면, 기나긴 겨울도 어느덧 다 지나간 듯하네요. 유독 눈이 심하게 내렸던 궂은 날씨도 혹독했던 겨울도, 지난 계절의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밀레니엄 고양이들 중에서 늘 다정하게 붙어 다니는 카오스 대장과 노랑아줌마의 소식 전해드려요^^ 처리해야할 일로 마음이 바쁘다보니 포스팅을 못하다가 이제야 올리네요. '봄은 언제 오는가...' 카오스 대장냥이 혼자 고독을 씹고 있습니다. 따뜻해진 햇볕에 어느새 꾸벅꾸벅 졸음이 오는 카오스 대장...노랑아줌마가 슬그머니 끼어듭니다. 고양이가 슬그머니 끼어들면서 슬쩍 눈치를 볼 때의 표정이 참 귀여워요^^ 고양이의 미묘한 감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남의 집에 찾아왔으면 빈손으로 .. 2011. 2. 22.
<예술가의 고양이>(가제)가 곧 출간됩니다 고양이를 사랑한 젊은 예술가 15명의 작업실 탐방기이고요, 물론 그분들의 작품 이야기와 고양이 이야기도 빠질 수 없지요. 이번에는 책 출간과 함께 2건의 고양이 관련 전시가 함께 열립니다. 책 준비 외에도 전시와 길고양이 후원 바자회 등 두루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마음이 바쁘네요. 작년 12월에 원고를 넘기고, 컬러 출력된 교정지를 설 연휴 전날 받아보았습니다. 교정 보느라 연휴에 한가롭게 놀 계획이 잠시 미뤄졌지만, 오래 공들여 만들었던 책이 곧 세상에 나올 것을 생각하면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하네요. 15꼭지 인터뷰 중 2꼭지의 도입부만 살짝 보여드립니다. 스밀라 이야기라도 중간중간 전해드렸어야 하는데,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께 죄송하네요. 하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 나만의 오붓한 작.. 2011. 2. 10.
지붕 위로 쫓겨난 길고양이, 짝짝이 턱 밑에서부터 목 언저리까지 난 하얀 앞가슴털이 귀여운 짝짝이가 지붕 밑 은신처에서 빼꼼 머리를 내밀었습니다. 1월도 다 지나간 요즘이건만, 철 지난 단풍잎은 아직도 나뭇가지 끝에서 떨어질 줄 모릅니다. 아직 이 세상에 무슨 미련이 남은 것인지 마지막 힘을 그러모아 나뭇가지에 매달린 단풍잎이 고양이 얼굴을 때리는 바람을 조금이나마 막아주면 좋으련만, 단풍잎도 제 목숨 챙기기에만 급급합니다. 잠시라도 긴장을 놓으면 발아래 세상으로 툭 떨어져, 그만 빛을 잃고 말 테니까요. 고양이 얼굴을 가리는 단풍잎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자니, 인기척을 느낀 짝짝이가 화들짝 놀라 몸을 숨깁니다.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조심성이 많은 짝짝이는 인기척에 놀라 숨지만, 곧 호기심 어린 눈을 빛내며 머리를 쏙 내밀 것을.. 2011. 1. 27.
고양이길 제설작업한 날, 길고양이 반응 밀레니엄 고양이들 산책로의 제설작업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분이 계셔서 짤막하게 글 남겨요. 날도 무지 추운지라 제설작업이랑 먹거리만 후다닥 챙겨주고 왔습니다. 눈길에 발 시려워 앞발 털며 걷는 고양이가 짠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곳에서 길고양이들 밥 챙겨주는 어르신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지라, 연세도 있으신데 얼어붙은 눈길 걱정도 되고 해서 겸사겸사 다녀왔어요. 눈이 다져져서 얼어붙어버리면 그때 가서 치우기도 어려울 거 같으니...그나마 아직 푸석해서 치워지더라구요. 제설용 넉가래와 P삽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긴 했는데 연말이라 언제 배달될지 몰라서, 간이 눈삽으로 대강 정리했습니다. 바닥이 보일 때까지 눈을 치우니 고동이가 어리둥절해서 보네요. 오래간만에 짝짝이 양말을 신은 소심둥.. 2010. 12. 30.
2족보행 자세로 발톱 가는 길고양이 얼마 전 눈이 많이 와서 고양이들 발목 위까지도 눈이 차오르는 요즘입니다. 발이 시리지만 그래도 할 건 해야겠다는 각오로, 노랑아줌마가 나무 앞으로 나섭니다. 발톱을 주기적으로 갈아주어야만 발톱 끝을 감싼 오래된 껍데기가 벗겨져 나오고, 언제나 날카로운 새 발톱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뭔가에 열중해서 푹 빠진 모습을 보면, 사람이든 고양이든 참 사랑스러워요. 2족보행 고양이가 되어서, 금세라도 저 자세로 어디론가 뚜벅뚜벅 걸어갈 것 같네요. 노랑아줌마는 나무에 발톱을 갈다가도 가끔 주변을 기웃거립니다. 힐끔힐끔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이, 마치 숨바꼭질하는 술래 같아서 귀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한데요. 어딜 그렇게 보는 걸까요? 노랑아줌마가 주변을 살피는 이유는, 고동이가 덩치만 믿고 장난을 걸어오기 때문.. 2010. 12. 29.
길고양이 고동이의 두 번째 겨울 작년 겨울 청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났던 얼룩고양이, 고동이는 어느새 어른이 되었습니다. 고동이보다 좀 더 어리고 미묘였던 억울냥이 맞이하지 못한 두 번째 겨울을, 고동이는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고동이와 함께 살며시 코 인사를 건네던 억울냥은 사진 속 수줍은 모습으로만 추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보던 고양이가 보이지 않으면 걱정과 불안한 예감이 오가다가, 그 시간이 길어지면 예감은 확신으로 바뀌게 됩니다. 길고양이와의 만남과 이별이라는 것이 늘 그렇게 기약없이 시작되었다가 끝나는 것이지만, 매번 겪는 일인데도, 마음은 아직 이별하는 훈련이 되지 않았나 봅니다. 하지만 남겨진 이들의 삶이 있기에, 그리고 그들의 삶은 계속될 것이기에, 슬픔은 마음에 묻어두고 다시 그들이 살아갈 시간을 기록하게 .. 2010.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