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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고양이 '코팩이' 일산에 사시는 황이슬 님 댁에서 보호 중인 3개월 된 길고양이 '코팩이'. 코에 머드팩을 한 것처럼 검은 얼룩이 있어서 임시로 붙인 이름이 '코팩이'다. 각이 안 나와서, 최대한 몸을 뒤로 눕혀 벽에 기대고 사진을 찍는데 이 녀석이 슬그머니 다리 위에 올라왔다. "응?" 하는 듯한 동그란 눈매가 귀엽다. 개성이 넘치는 얼굴. 어디서 잃어버리더라도 금세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코팩이는 생후 5주 경, 죽은 어미 고양이 곁에서 발견된 삼형제 중 한 녀석이다. 함께 발견된 노랑둥이 한 마리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삼색이와 코팩이 두 마리만 남았다. 코알라 같기도 한 귀여운 코팩이를 데려갈 분이 빨리 나타나길. 오뚜기 인형처럼 앉아 있는 코팩이의 뒷모습. 검은 얼룩 부분에 군데군데 흰 털이 섞여 있다. 2006. 7. 16.
태릉동물병원에서 태릉동물병원 김재영 원장님은 길고양이 보호뿐 아니라 한국 토종고양이의 위상 정립에도 관심이 많다. '길고양이 밥주는 사람들' 기사 때문에 한번 만나뵈었을 뿐이지만, 오늘이 두 번째 방문인데도 낯설지 않다. 각자 맡은 분야에서 가능한 방법으로 고양이를 위한 일을 하자는 것, 그리고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이들과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감성에 소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일치하는 생각에 반가워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같은 관심사를 지닌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즐겁다. 모든 취재가 다 유쾌하게 마무리되는 건 아니지만, 예상하지 못한 어느 순간, 상호공감이 가능한 사람을 만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몸은 고달파도, 그렇게 반짝 빛나는 순간이 있기에 취재 일을 쉽게 놓지 못한다. 다리가 부러져 .. 2006. 7. 14.
신도림 길고양이, 심돌이 신도림 인근 아파트 단지 내에 사는 길고양이 심돌이. 신도림 냥이왕초 님이 불임 수술을 해 주고 사료를 주며 돌보고 있다. 늘 여동생과 함께 지내던 심돌이는 아파트 8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다. 함께 뛰어내렸던 여동생은 죽고, 심돌이는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진 후에 살아남았다. 아파트에서 사는 고양이들은 사람이 오르내리는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가, 난간에서 무심코 뛰어내려 이런 식으로 다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1층에 위치한 냥이왕초 님 댁 베란다에서는 심군을 비롯해 심돌이, 얼마 전에 새끼를 낳아 데리고 온 삼색이 어미까지 볼 수 있다. 삼색이 어미와 새끼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 가끔 고등어 무늬의 아깽이가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조심성 많은 어미가 새끼를 곧 불러들이곤.. 2006. 7. 8.
안국동의 길고양이 안국동 종로매점(이라고 쓰고 고양이집이라고 읽는다) 앞에 서식하던 길고양이들이 한동안 뜸했다. 도로공사를 한답시고 고양이들이 즐겨 모이던 곳 근처의 땅을 다 파헤쳐놓았으니, 고양이들이 마음 편히 놀러올 리 없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들러보았더니, 못 보던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자동차 밑에 숨어있다가 발견된 고양이. 초점이 멀리 이끼 쪽에 맞았다. 인기척이 느껴지니, 불편했는지 훌쩍 일어나서 혼자 또 둣둣 간다. 자동차 옆에 서서 내가 쫓아오는지 어쩌는지, 뒤돌아본다. 보통 여기는 삼색 고양이가 지배하는 곳인데, 노랑둥이 얼룩이는 거의 못 보던 녀석이다.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다시 한 번 뒤돌아보고, 오른쪽에 보이는 철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덕성여고 뒷문인데, 대개는 잠겨 있다. 고.. 2006. 7. 2.
'고양이가 행복한 나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마리캣 고양이 애호가라면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일러스트레이터 마리캣. 그는 2001년 길고양이 후원금을 마련하려고 고양이 달력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고양이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됐다. 다섯 마리 고양이와 함께 서울 삼성역 근처의 아담한 연립주택에 사는 마리캣을 만났다. 마리캣의 고양이 그림은 한 마디로 환상적이다. 단순히 사실적이기만 했다면, 그의 그림이 그렇듯 매력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고양이에 대한 따뜻한 사랑, 언젠가 현실 세계에서도 구축하고 싶은 ‘고양이 천국’에 대한 꿈이 그 속에 스며있다. 그의 그림에서 모든 고양이들은 품종에 관계없이 평등하고 행복하다. 달력과 다이어리 등 아트상품으로 만들어진 그림만 보다가 큼직한 원화를 직접 보니, 섬세한 털 한 올 한 올이 금방이라도 바람결에 하늘거릴 .. 2006. 6. 29.
오래 함께 살면, 그 녀석이 ‘명품 고양이’죠-화가 노석미 화가 노석미-오래 함께 살면, 그 녀석이 ‘명품 고양이’죠 일상의 이야기를 친근한 그림체로 그려내는 화가 노석미(35). 그는 홈페이지에 그림 에세이 ‘나의 고양이 이야기’를 연재하는 고양이 마니아이기도 하다. 경기도 동두천시에 위치한 작업실 겸 집에서 네 마리 고양이와 함께 사는 노석미를 만났다. 유림사거리에 내려 노석미가 알려준 아파트를 두리번거리며 찾는데,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사거리 한복판으로 나가 십분 넘게 비탈길을 올라서야 저 멀리 언덕배기에 아파트가 보인다. 번잡한 서울을 떠나면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늘뿐더러, 작업 공간도 넓어지고 고양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기에 굳이 동두천으로 왔다고 한다. 하긴 덩치가 듬직한 네 마리 고양이와 동거해야 하니, 넓은 .. 2006.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