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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금역 숲고양이 오금역 근처에서 만난 길고양이. 고양이가 자주 출몰하는 지점을 알려준 분의 말에 따르면, 두 마리는 서로 형제지간이라고 한다. 원래 인근에 여덟 마리 정도가 있었다는데 다 죽고, 두 마리만 남았다. 얼굴이 많이 닮았지만, 한 녀석은 하얀 턱받이 부분과 코의 흰 얼룩이 붙어 있고, 다른 한 녀석은 떨어져 있다. 둘 다 당당한 태도로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사진 오른쪽이 자꾸 잘리네-_- 클릭해서 보세요. 2006. 5. 26.
<길고양이가 있는 따뜻한 골목>을 위해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집에 불이 나서 단 한 가지 물건만 갖고 나올 수 있다면, 뭘 선택할까? 아마 길고양이 사진이 저장된 컴퓨터를 짊어 메고 뛰쳐나오지 않을까. 민언련 사진 강좌에서 ‘내겐 소중한 것들’을 주제로 포토스토리를 만들면서 이런 공상을 해봤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소중한 건 ‘대체할 수 없는 어떤 것’이다. 사람을 제외하면 내게는 길고양이 사진이 그렇다. 비슷한 골목, 닮은 고양이를 찍을 수는 있겠지만, 길고양이를 찍으러 다녔던 그때 그 순간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시간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것처럼, 길고양이 역시 그곳에 머물러 있지 않다. 사진에 의미를 두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20대 중반까지 내게 사진은 그림을 보조하는 수단 이상은 아니었다. .. 2006. 5. 24.
2003년 7월의 밀레니엄 고양이 김점선 개인전 자료사진을 찾다가 폴더 맨 마지막에 있던 밀레니엄 고양이 사진을 발견했다. 취재가 끝나고 바로 종각으로 왔던가, 2003년 7월 8일 밤에 찍은 사진이다. 고등어 무늬의 녀석은 덩치로 보아 생후 1년 미만의 청소년 고양이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천하장사 소시지 토막을 앞에 두고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다. 표정 참, 만화처럼 나왔네-_- 종각역 앞 길바닥에 한가로이 엎드려있던 녀석들을 이제 볼 수 없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다들 사라져버렸다. 2006. 5. 22.
길고양이 전단지 길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돕는 전단지. OO맨션 지하 변전실 폐쇄 건 때문에 제작하게 되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카페 운영진 김냥님이 보내온 초고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쳐 내고 윤문한 뒤에 Q&A 형식으로 다듬어서 넘겼다. 2006. 5. 20.
슬견설 평소 내가 은신처로 삼는 동굴이 하나 있다. 동굴 밖에는 나를 잡으려고 혈안이 된 거인들이 우글거린다. 나는 거인의 손이 미치지 않는 동굴 안쪽으로 깊이 숨는다. 거인들은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동굴 문을 큰 바위로 막아버린다. 공기도, 물도, 먹을 것도 유입되지 않는 동굴 속에서 나는 천천히 죽어간다. 여기서 '나'는 길고양이이고, '동굴'은 OO맨션이다. 맨션의 지하 변전실에 얼마 전부터 길고양이가 살고 있는데, 그 수가 점점 늘어나 맨션 주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모양이다. 급기야 주민들은 길고양이가 숨은 변전실의 고양이 통로를 철판 용접으로 막아버렸다. 미처 탈출하지 못한 길고양이들은 그 속에서 생매장될 것이다. 스무 군데가 넘는 변전실 중 3분의 1 정도가 폐쇄된 상태이며, 조만간 남은 변전.. 2006. 5. 18.
장애물 이용하기 화면을 가로지르는 선은 대개 거슬리지만, 역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나뭇가지 때문에 산만해진 배경이 철제 프레임을 중심으로 정리되면서, 고양이의 얼굴과 앞발 쪽으로 시선이 모이게 된다. 2006.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