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들이 만든 ‘2012길고양이 달력’ 매년 12월이 되면 찾아오는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1년 내내 길고양이의 사랑스런 모습을 보며 응원할 수 있는 ‘길고양이 탁상달력’이 나올 때거든요. 탁상달력 판매 수익금은 길고양이를 위해 쓰인다고 하니 더욱 반갑습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서 매년 만드는 길고양이 달력에 저도 사진 기부로 참여했는데요, 길고양이의 희망찬 내일을 기원하면서, 시원한 하늘과 함께한 사진을 골라봤어요. 사진을 함께 보는 분들도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네요. 달력은 아직 실물 사진이 올라오지 않아서, 현재 고보협에 올라있는 디자인 시안을 올려봅니다. * 달력 이미지가 길어서 스크롤 압박이 좀 있습니다.^^ 달력 속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모두 길고양이를 응원하는 분들이 직접 찍어 보내준 사진이기에 더욱 뜻깊습니다... 2011. 12. 9. 진퇴양난, 길고양이의 정면돌파 골목길을 걷다 길고양이를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다가서지만, 속 모르는 고양이는 인기척을 느끼면 잽싸게 달아나곤 합니다. 인간과 눈맞춤하며 한가롭게 독심술을 펼치고 있을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일단 튀고 보자'는 게 길고양이의 생존방식입니다. 온몸에 고동색 털무늬옷을 입은 이 녀석도 예외는 없습니다. 잠시 먼 곳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어 황급히 반대편 길로 내달립니다. 꺾어지는 골목에서 계단을 향해 전력질주하던 길고양이가 뜻밖의 복병을 만납니다. 계단을 천천히 올라오던 아저씨와 눈이 딱 마주친 것입니다. 아까 왔던 계단으로 올라가느냐, 아니면 아저씨를 지나쳐 가느냐. 잠시 고민하던 길고양이는 결심한 듯 다시 앞으로 내달립니다. 정면돌파를 선택한 거죠. 꽁지가 빠져라 뛰어내리는 가슴은 두근두근 뛰었을 겁니다.. 2011. 12. 8. 반달 같은 눈망울의 길고양이, 반달이 반달가슴곰처럼 앞가슴에 무늬가 있는 검은 고양이를 흔히 턱시도냥이라 부르지만 때론 반달냥이라고 부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턱시도라기엔 너무 육중한 몸매가 아기곰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무엇보다 절반만 뜬 것처럼 게슴츠레한 두 눈이 딱 반달 모양이기 때문이랍니다. 개미마을에 사는 길고양이 반달이도 그런 ‘반달곰’과‘에 드는 고양이입니다. 저번에 만났을 땐 두세 마리 고양이 무리 속에 끼어 있던 반달이가 오늘은 혼자 트럭 밑에 나와서 가만히 앉아있습니다. 트럭을 엄폐물로 삼아 가만히 뭔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 사람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친구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 모습에 궁금증이 생깁니다. 힐끔 올려다보지만, 다급하게 피하지는 않고 귀찮은 듯 옆 트럭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낯선 사람에게 살갑게 굴지 않는 .. 2011. 12. 5. 길고양이 골목에 선 카오스 대장, 의연한 모습 겨울을 준비하러 볼살을 찌웠는지, 아니면 차가운 날씨에 털을 부풀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올 여름보다 한층 얼굴이 동그래진 카오스 대장을 만났습니다. 대장이 가끔 이용하곤 하는 샛길 너머로 그윽한 눈을 하고는 이쪽을 바라봅니다. 모른척 지나치기보다 슬그머니 다가오는 대장입니다. 2006년 1월, 부비의 새끼였던 카오스 대장을 처음 만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내년이면 햇수로 7년째를 맞이하는 카오스 대장과의 시간입니다. 사람에게 완전히 곁을 주지는 않지만 길고양이다운 경계심을 유지하면서 저를 지켜보는 카오스 대장. 카오스 아기냥이에서 어느새 의젓한 엄마의 모습이 되고, 지역의 고참 고양이가 되어 대장의 호칭을 받았습니다. 한해를 정리하는 12월, 카오스 대장과의 인연이 내년에도 이어지길 기원하면서 겨울 .. 2011. 12. 2. 길고양이, 요란한 오줌세례 남긴 이유 보통 고양이는 자기 냄새를 숨기기 위해 대소변을 보고 깔끔하게 파묻곤 합니다. 적에게 자기 존재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이지요. 그러나 가끔 그런 고양이의 본능과 상반된 모습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마치 개들이 오줌으로 영역 표시를 하는 것처럼, 길고양이도 자기 영역임을 오줌으로 표시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카오스 대장 역시 그런 행동을 보입니다. 보통 암고양이는 엉덩이를 내려 정좌한 자세로 소변을 보지만 카오스 대장은 한껏 엉덩이를 치켜올려 멀리까지 소변을 날려보냅니다. 벽을 정조준하는 것이지요. 대장이 머물렀다 간 자리엔 이렇게 흔적이 남습니다. 좀 더 영향력이 있는 길고양이의 경우에는 이렇게 자기 과시를 하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보통은 땅에 누고 파묻곤 하거든요. 어린 노랑이, 미노도 엄마를 따.. 2011. 11. 30. 길고양이, 놀잇감 앞에선 애어른 없다 고등어가 갖고 놀던 전선코드에 갈순 아저씨의 예리한 눈이 꽂힙니다. 통통하고 길쭉한 게 꽤 탐나 보입니다. 이미 자기 거라고 방심했던 고등어가 뒤늦게 다가가보지만 늦었습니다. 아니, 게다가 갈순아저씨는 고등어의 장난감에 침까지 묻히는 게 아닙니까. 이미 고등어가 다 침발라놓은 건데... 갈순아저씨 곁에 껌딱지가 되어 붙어앉아보지만, 아저씨는 모른척 딴청만 부릴 뿐 왼손에 꼭 쥐고 도무지 내놓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미련이 남아 아저씨의 손을 가만히 보는 고등어의 눈총이 따가운지 외면하는 아저씨 표정이 귀엽습니다. 토라진 고등어가 돌아누워도, 꿋꿋한 갈순아저씨. 그래도 곧 놀잇감을 양보해 주겠지요? 놀잇감에 대한 관심은 오래 가지 않으니까요. 2011. 11. 29.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1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