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로이드 고양이] 088. 달콤한 말 누군가 달콤한 말로 꼬드겨도, 기준만 똑바로 지켜간다면 헛되이 넘어가지 않는답니다. 귀는 항상 열어 두되 귀에만 달콤한 말과, 마음의 양분이 되는 말을 구분할 줄 아는 고양이라야만 진짜 대장 고양이겠죠. 2010. 10. 27. 금배추밭 지키던 길고양이, 부럽다 추석연휴 전인 9월 15일 H모 사의 포기김치 10kg을 주문했다가, 배추값 폭등으로 배송받지 못하고 '보름만 더 기다려달라'던 말에 묵묵히 기다린 게, 벌써 한 달이 넘게 지났습니다. 더 이상은 못 기다릴 것 같아서 주문을 취소하려던 차에, 업체에서 메일이 왔네요. 내일은 꼭 보내주겠노라고... 배추값이 오른다고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중간유통상의 주머니에 고스란히 들어간다는데... 도대체 이 배추는 금배추도 되었다가, 무용지물이 되었다가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날이 추워지면서 또 배추값이 오를 기미가 보인다고 하니 한숨이 나네요. 작년 이맘때 풍성하게 자란 배추밭을 홀로 지키던 길고양이가 생각나 사진을 올려봅니다. 누르면 커져요^^ 아, 저 많은 배추들...보.. 2010. 10. 27. 젖소무늬 고양이 '채플린 수염'의 매력 길에서 가끔 수염을 곱게 기른 고양이를 만납니다. 아니, 수염 없는 고양이가 어디 있느냐고요? 진짜 고양이 수염 말고, 고양이가 멋으로 달고 다니는 수염 무늬 말이에요^^ 똑같은 젖소무늬 고양이라도 코나 턱에 수염이 없는 녀석은 어쩐지 애송이 같아서 귀엽고, 수염이 있는 녀석은 나이가 어려도 왠지 범점하기 힘든 카리스마가 느껴집니다. 고양이가 얼굴에 붙이고 다니는 가짜 수염 무늬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보아 콧수염과 턱수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어두운 데서는 잘 보이지 않겠지만 분명 턱 밑에 염소 같은 턱수염을 길렀습니다. 어쩌면 저 곳만 까만 털이 자랐는지. 고양이 털옷을 디자인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상상력이 참 대단하다 느껴집니다. 이렇게 제법 두툼한 콧수염을 기른 녀석도 만났.. 2010. 10. 26. 길고양이계의 미남 악동, 고동이 멋진 고동색 망토를 둘러쓴 듯한 모습 덕에 한층 늠름해 보이는 고동이에게는 한 가지 고질병이 있습니다. 어린 고양이를 보면 장난을 걸고 싶어 근질근질해하는 것인데요. 다른 고양이들 사이에서도 육탄전은 가끔 벌어지는 일이고, 어떻게 보면 놀이를 통해 싸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힘이 약한 어린 고양이에게는 왠지 괴롭힘을 당하는 것 같아 속상한 일일 수도 있을 텐데요. 고동이는 주변의 시선을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아프리카 맹수도 아니고...사진이 묘하게 찍혔는데-_-; 고동이가 갑자기 달려들어 허벅지를 물어뜯는 바람에 기겁한 짝짝이가 필사의 반격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이 아저씨가 고양이 잡네!" 귀를 납작하게 만들고 고함을 질러봅니다만, 소용 없습니다. 공격은 다시.. 2010. 10. 25. 루브르의 '고양이 미라', 애틋한 표정 고양이가 가축의 개념으로 인간 곁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고대 이집트부터라고 합니다. 이집트 여신인 바스테트가 고양이 얼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기에, 고양이는 이집트인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동물이었을 것입니다. 프랑스 고양이 여행 중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로 루브르 박물관을 꼽았던 것은, 이집트관에 잠들어 있는 고양이들의 미라를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무덤 주인의 사망 시기에 맞춰서 이 많은 고양이들이 자연사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니, 먼 옛날 한국에서도 그랬듯 순장 형식으로 죽음을 맞았겠지요. 인간의 무덤에 묻히기 위해 생목숨을 끊어야 했던 고양이의 비애는 오랜 세월에 탈색되어 그저 담담한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집트 고양이 미라의 형태는 이렇게 대부분 끝이 동그란 원기둥 .. 2010. 10. 24. 아기 길고양이의 '수줍은 발라당' 반가움을 표시하는 어른 고양이의 발라당 자세는 거침이 없습니다. 스밀라도 가끔 저를 거실로 데려가서, 몸을 바닥으로 툭 던지고 쓰다듬어 달라는 듯이 배를 드러내곤 하는데, 길고양이의 발라당도 마찬가지로 사랑스럽습니다. 특히 발라당 자세의 묘미는 절반으로 접은 앞발의 귀여운 각도와 '아잉~그냥 갈 거야?' 하고 말하는 듯 고개를 갸웃한 자세가 핵심입니다. 벌써 몇 년째 밀레니엄 일족의 대장 노릇을 해온 카오스 대장냥은 오랜 세월의 노련한 경험으로 발라당의 기본 자세를 연출해 냅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세상 빛을 본 아기 길고양이 통통이는, 발라당 동작의 시늉을 하기는 하나, 아직 그 핵심을 모릅니다. 발라당의 기본은 애정을 표현하는 대상의 눈에 잘 띄는 곳에서, 약간은 유혹하는 듯한 느낌으로 해야 하는.. 2010. 10. 24. 이전 1 ··· 36 37 38 39 40 41 42 ··· 1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