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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한 책의 향연 - 사람을 닮은 책, 책을 닮은 사람전 Dec 31. 2003 |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사간동에 위치한 금호미술관은 2004년 2월 28일까지 아트링크와 공동기획으로 ‘사람을 닮은 책, 책을 닮은 사람’전을 개최한다.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점차 사라져 가는 독서문화에 경종을 울리면서 손에 잡히는 친숙한 물질로서의 책을 보여주고 책 읽는 문화를 제고하려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특히 ‘그림 속으로 들어간 책’, ‘책에게 말 걸기’, ‘물 속에 지은 도서관’ 등 세 개의 소주제로 나뉜 본 전시에서는 눈으로 보는 책, 손으로 만지는 책, 읽고 즐기는 책 등 관람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많아 흥미를 유발한다. 보고 만지고 느끼는 책의 즐거움 다양.. 2003. 12. 31.
영원한 시간의 수레바퀴 - 칼라챠크라 만다라전 Dec 24. 2003 | 경복궁 맞은편에 위치한 법련사 불일미술관은 만다라문화원과 공동주최로 2004년 1월 5일까지 ‘칼라챠크라 만다라’전을 개최한다.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티벳 만다라의 세계를 감상하게 될 이번 전시에서는 티벳 승려들이 제작한 1백여 점의 만다라가 전시된다. 특히 사실적인 만다라와 기하학적 구성미가 돋보이는 만다라를 고루 소개함으로써 티벳 만다라 미술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따라서 미술관 1층에서는 부처의 일대기, 부처와 제자들의 모습 등 서술적이고 사실성이 강한 그림들이 전시되며, 지하전시실에는 원과 사각형을 기본 도형으로 한 추상적인 작품들을 소개했다. 만다라-평면 위에 지은 성스러운 건축 만다라(Mandala)는 중심 또는 본질을 의미하는 ‘Manda’와 소유.. 2003. 12. 24.
그 때 그 사슴들은 어디로 갔을까? - 박훈전 Dec 17. 2003 |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산울림 소극장 방면으로 쭉 걸어가다 보면 전에 없던 조그만 갤러리 하나가 눈에 띈다. 지난 3일 문을 연 숲갤러리다. 상업공간이 넘쳐나는 홍대 앞 거리에서 덩치 큰 미술학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다소곳이 선 이 공간에서는 개관기념전으로 재미있는 이벤트 같은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12월 31일까지 열리는 판화가 박훈의 ‘How Many Deer?’전이 그 주인공이다. 판화의 복수성에 주목한 보물찾기 이벤트 판화를 전공한 작가니까 당연히 목판화나 동판화 같은 평면회화가 걸려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전시장에 들어선다면 당혹감을 감출 수 없게 된다. 하얀 벽 위에는 벌레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크고 작은 사슴 무늬가 눈에 띌 뿐이다. 이것은 회화로서의 판화가 아니라.. 2003. 12. 17.
거미줄로 공간을 드로잉하는 아라크네 - 함연주 개인전 Dec 10. 2003 |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에서는 2004년 1월 4일까지 설치작가 함연주의 ‘올’전을 개최한다. 1998년경부터 머리카락으로 드로잉을 하거나, 오브제에 붙여 사물의 생경함을 강조해온 함연주는, 이번 전시에서 거미가 그물망을 짠 듯한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그는 11월 초부터 사루비아다방에 매일 출근하듯 들러 거미줄처럼 가느다란 머리카락 그물을 짜 왔다. 갤러리의 문을 열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관람자는 기묘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작품’이라고 부를 만한 익숙한 사물은 단 한 점도 없다. 대신 마치 오래된 성의 비밀통로에 들어섰을 때처럼 무성한 거미줄만이 전시장 구석구석을 잠식하고 있다. 이 거미줄은 무한히 증식하는 생명체처럼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빠져나간 자신.. 2003. 12. 10.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회화로 그려낸 한국근현대사 - 신학철 Dec 03. 2003 | 암울한 한국근현대사의 현장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정밀한 시각으로 포착해온 민중미술가 신학철의 통산 4번째 개인전 ‘우리가 만든 거대한 상(像)’ 전이 열린다. 12월 21일까지 동숭동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작인 한국근현대사 연작은 물론, 1960년대 아방가르드 예술에 심취했던 미술학도 시절의 오브제 작품부터 이라크 전쟁을 소재로 한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총 120여 점을 아우른 대규모 회고전이다. 영적인 불꽃처럼 솟구치는 민중의 힘 이름 없는 일개 필부는 물론 동학농민전쟁의 전봉준, 군부독재정권의 수장, 민주화투쟁 열사 등 한국근현대사의 부침을 담은 수많은 얼굴이 때로는 뒤엉켜 반목하고, 때로는 살을 섞으며 인간의 탑을 쌓는 신학철의 한국.. 2003. 12. 3.
소박한 헝겊인형의 숨은 매력 - 발도르프 인형전 Nov 26. 2003 | 청담동에 위치한 복합미용공간 엔프라니 애비뉴에서는 12월 6일까지 인형작가 백혜순 개인전을 개최한다. 회화, 사진, 공예,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중인 작가를 선별해 전시공간을 제공해온 엔프라니 애비뉴의 9번째 실험문화인으로 선정된 백혜순은 이번 전시에서 아기, 청소년, 동자승, 할머니와 손녀, 엄마와 딸 등 다양한 모습의 인형들을 선보였다. 전인교육을 표방하며 1919년 설립된 독일 발도르프 학교에서 유래한 발도르프 인형은 감자처럼 둥글둥글 수더분한 얼굴, 조그만 점으로 표시된 눈, 통통한 몸통 등 그 겉모습이 지극히 단순해 보인다. 대량생산된 플라스틱 인형과 달리 헝겊으로 피부를 만들고 솜을 단단하게 채워 넣어 만들기 때문에, 적당한 무게감이 있고, 안으면 안정감이 생.. 2003.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