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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깜찍한 동심의 세계 - 고미 타로 원화전 Oct. 08. 2003 | 춘천 남이섬 내 안데르센홀에서는 국제아동도서협의회 한국위원회 주최로 10월 20일까지 ‘고미타로 그림책 원더랜드 원화전’을 개최한다. 산업디자이너로 일하다 그림책 작가로 전향한 고미 타로(五味太郞, 58)는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라이프치히 도서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상, 볼로냐 어린이국제도서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입증해온 작가다. 본 전시는 《헬리콥터의 여행》《누구나 눈다》《밤의 정류장》등 그림책 원화와 포스터, 만화, 콜라주, 도자기 그림 등 180여 점을 선보여 고미 타로 작품세계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닮은꼴 그림들과 흥겨운 숨바꼭질 아기자기한 풍경, 단순하고 귀여운 캐릭터, 밝고 명쾌한 색으로 채색된 고미 타로의.. 2003. 10. 8.
따뜻하고 정겨운 골목 안 풍경 - 김기찬 사진전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Oct. 01. 2003 | 서울 대림미술관에서는 10월 19일까지 사진가 김기찬 초대전을 개최한다. 김기찬은 1960년대 말부터 도시서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골목 안 풍경을 평생 주제로 삼아온 작가다. 그가 30여 년 간 찍어온 ‘골목안풍경 ’연작 중 대표작 120여 점을 엄선한 이번 전시는 ‘친구야, 그거 기억나’라는 전시부제가 말해주듯, 이젠 도심에서 보기 힘든 골목길 특유의 따뜻하고 정겨운 풍경을 사진 속에 되살렸다. 얼굴도 모르는 낯선 외부인이 들이대는 카메라는 위협적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카메라 앞에서 노골적으로 경계심을 드러내거나 사진 찍히는 걸 거부한다. 김기찬 역시골목 풍경을 찍기 시작한 초창기 1, 2년 간은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2003. 10. 1.
화장품과 예술품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 크로매틱 센세이션전 Sep. 24. 2003 | 계절이 바뀔 때마다 여러 화장품 회사에서 새로운 색깔을 내세우며 얼굴을 캔버스 삼아 펼치는 색채의 향연을 보고 있으면 그 기발함에 놀라게 된다. 라운지 카키, 허니 브라운, 프리즘 바이올렛, 크렌베리 스쿼시 등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지만 새롭게 조합해낸 색깔 이름 역시 당대의 유행코드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흥미롭다. 이처럼 미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다채로운 색채로 대변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는 화장품은 예술의 창조적 성향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헤라’ 주최로 9월 30일까지 열리는 ‘크로매틱 센세이션’전은 화장품 회사가 예술 마케팅의 일환으로 현대미술과 손을 잡은 대표적 사례다. 이번 전시에는 영국현대미술의 선도주자로 손꼽히는.. 2003. 9. 24.
지루한 현실 깨고 아토마우스 랜드로- 이동기의 ‘CRash’전 Sep. 17. 2003 | 9월28일까지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는 한국 팝아트의 선도주자로 주목받는 이동기(36)의 ‘CRash’전을 개최한다. 통산 여덟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이동기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아토마우스 그림을 집약한 아토마우스 랜드(1층)와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만화 형식을 차용한 퍼블릭 다큐멘터리(2층) 등 두 섹션으로 나눠 작품을 소개했다. 아톰 머리에 미키마우스의 코와 눈을 쏙 빼 닮은 아토마우스는 외모만 보면 ‘미키마우스의 여자친구와 아톰이 불륜으로 낳은 자식인가’ 생각될 만큼 두 캐릭터의 특징을 골고루 담았다. 아톰 역시 기획 당시에는 독창적인 캐릭터라기보다 미키마우스 캐릭터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오사무 자신도 “머리에 두 개의 뿔(실은 삐친 머리카락)을 단 아톰 .. 2003. 9. 17.
흙에서 빚어낸 초월의 형상 - 권진규 30주기전 Sep. 05. 2003 | ‘지원의 얼굴’. 제목만 봐서는 어떤 작품인지 감이 오지 않겠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교과서에서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조각가 권진규의 테라코타 초상조각이다. 이목구비가 또렷한 단아한 얼굴, 속세를 떠나 영원을 응시하는 듯한 초연한 시선, 길쭉한 목 아래 어깨를 가파르게 깎아 더욱 가냘파 보이는 몸매…. 마치 고귀한 정신성의 구현과도 같아 인상깊은 작품 중 하나이다. 9월 15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2, 3층에서 열리는 권진규 30주기전은 대표작 ‘지원의 얼굴’을 비롯해 테라코타, 건칠, 석조, 목조 등 대표작 70여 점, 초기 스케치 30여 점, 작가 사후 남겨진 석고틀에서 재현한 ‘여인’ 등 미공개작 20여 점을 포함해 총 1백20여 점이 전시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2003. 9. 5.
문신을 향해 던지는 예술가들의 질문 - 문신가게전 Aug. 29. 2003 | 지난 6월 말 방영된 KBS 시사프로그램 ‘취재파일 4321’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문신 인구는 5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문신이 의료행위로 규정되고 일반인이 시술하는 것이 불법으로 규정된 한국 현실에서라면 50만 명의 범법자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셈이다. 의료인만 문신을 할 수 있다고? 하긴 의대에선 해부학 공부를 열심히 시킬 테니 문신의 단골메뉴인 해골을 정교하게 새기는 데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진료과목에 비하면 밥벌이도 제대로 하기 힘들지 모를 문신을 전공하라고 한다면 다들 “나 의사 안 해!”하면서 병원을 뛰쳐나갈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서든 문신을 하는 사람은 분명 존재하지만, 어디에서도 문신을 인정하는 곳은 없다. 굉장히 이.. 2003.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