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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르 도자기와 문자추상의 만남-이응노 디자인전 Mar. 07. 2003 | 1989년 타계한 고암 이응노의 유작을 대거 소장중인 이응노미술관은 3월 20일까지 ‘이응노 디자인 작품전 I , 세브르 도자기’전을 개최한다. 2000년 개관이래 본 미술관에서는 이응노의 회화를 중심으로 4차례 기획전을 개최한 바 있지만, 그의 디자인 작품을 모아 집중조명한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응노의 디자인 작품 78점을 비롯해 18세기 유럽 명품도자기의 산실 세브르 도자기에서 의뢰받아 제작한 도자기 6점이 소개된다. 특히 본 전시와 함께 이응노의 작품 외에 1970년대 세브르 도자기에서 작업한 자우키, 장 아르프, 알렉산더 칼더, 피에르 알레진스키 등 현대미술작가의 도자작품 21점도 함께 전시된다. 조형적 요소로 도입된 콘텍스트 문자추상으로 대표되는.. 2003. 3. 7.
진짜 같은 가짜가 판치는 세계의 공허함 - 강홍구의 ‘드라마세트’전 Feb. 28. 2003 | 한참 인기 있는 모 TV드라마를 보다가, 엄청나게 심각한 장면에서 웃고 말았던 적이 있다. 드라마세트가 상류층 가정으로 설정된 터라 2층 계단난간이 있는 집이었는데, 의붓딸에게 친딸의 약혼자를 빼앗긴 엄마가 충격을 받고 비틀거리자, 견고하기 그지없어 보이던 계단난간이 그 흔들림 때문에 휘청휘청하는 것이었다. 화려해 보이지만, 실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진짜 같은 가짜’도 세상엔 수두룩한 법이다. 관훈동에 위치한 대안공간 풀에서는 이처럼 조작된 현실의 이면을 관조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3월 4일까지 개최되는 40대작가 기획초대전 ‘드라마세트’ 전이 그것이다. 강홍구의 통산 4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방송촬영용 드라마세트를 찍은 대형흑백사진 십여 점이 소개된다. 사진.. 2003. 2. 28.
시민작가들이 이끄는 즐거운 예술시장 - 새로운 희망전 Feb. 21. 2003 | 안양시 석수동 석수시장 내에 위치한 대리보충공간 스톤앤워터에서는 3월 15일까지 ‘새로운 희망’전을 개최한다. 생활예술을 지향하는 작가들을 지원하는 스톤앤워터의 2003년 첫 번째 기획공모당선작으로 선정된 이번 전시에서는 홍익대 앞 거리예술시장인 ‘희망시장’참여작가 중 총 91팀 1백15명이 참여해 아트상품 판매 및 현장제작, 석수시장 상인과의 물물교환 이벤트, 지하철 가장행렬 퍼포먼스 등을 선보인다. 재활용품, 수공예품이 있는 즐거운 예술시장 ‘희망시장’은 작년 5월 홍익대 앞 놀이터에서 첫선을 보이며 지역 내 명물로 자리잡은 자생적 예술시장이다. 직접 제작한 그림과 조각, 하나하나 수작업한 장신구와 생활소품, 버려진 물건을 리폼해 만든 재활용 상품, 집에서 쓰던 사연 있는.. 2003. 2. 21.
정신의학과 미술의 만남 - 싸이코드라마전 Feb. 14. 2003 | 당신 앞에 빈 의자가 하나 놓여있다고 치자. 거기에는 당신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 앉아있다. 그는 당신의 주변사람일 수도 있지만, 혹은 갈등상황에 놓인 자기 자신일 수도 있다. 그 사람을 천천히 떠올려보자. 그가 누구인지를 떠올리면서, 그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상상해보자. 이것은 싸이코드라마의 기법 중 하나인 빈 의자 기법이다. 단순한 형태의 빈 의자에 자신이나 타인을 투사시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아가 당면한 문제나 심리상태에 대해 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 상담기법이다. 이 빈 의자 기법의 세트를 전시장으로 가져오면 어떻게 될까? 빈 의자는 상담의 적절한 도구가 되는 동시에 작은 감방을 재현해놓은 듯한 설치미술로 변하고, 나아가 드라마적 요소가 담.. 2003. 2. 14.
추억을 되찾아주는 ‘꿈공장’-홍성한 인형전 Feb. 07. 2003 | 관훈동에 위치한 공예문화진흥원 본관 2층에서는 2월 11일까지 인형작가 홍성한의 첫 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홍성한은 테디베어·퀼트소품을 만드는 부인과 함께 사람들의 추억 어린 사연을 인형으로 만들어주는 ‘꿈공장’을 운영중인 작가.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라는 부제의 이번 전시에서 그는 사람들이 조금씩 잃어 가는 꿈에 대한 애틋함을 인형세트 13점에 담았다. 그가 선보이는 인형들은 ‘꿈공장’의 주력상품인 ‘이야기현상소’ 캐릭터를 응용한 작업과 순수창작모형인 ‘창작공작소’ 캐릭터로 나뉜다. ‘이야기현상소’ 작업의 경우, 오븐점토의 일종인 스컬피로 13센티미터 전후의 기본형 캐릭터를 제작하고, 이를 응용해 의뢰 받은 장면을 연출한다. 의뢰인의 얼굴을 똑같이 제작해주는 캐리커처 인형.. 2003. 2. 7.
현실의 풍경 속에 비춰본 육체의 의미 - ‘신체풍경’전 Jan. 24. 2003 |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로댕갤러리에서는 2월 23일까지 ‘신체풍경’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공성훈(영상), 김명숙(회화), 김아타(사진), 김일용(조각), 박성태(설치), 박영숙(사진), 윤애영(영상), 정복수(회화), 정현(조각) 등 한국작가 9명이 참여해 몸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보여준다. 전시의 제목인 신체풍경(bodyscape)은, 러시아 미술사학자인 니콜라스 미르조예프가 동명의 저서에서 언급한 신체(body)와 풍경(scape)의 합성어이기도 하다. 미르조예프는 앵그르에서 마돈나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사례들을 짚어가면서, 그 과정에서 이상적인 신체상이 어떠한 정치적 과정을 거쳐 백인 중심으로 재편돼왔는지 설명하는 흥미로운 저작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굳이 미르조예.. 2003.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