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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성찰의 세계에서 사회참여적 예술로-안성금전 Dec 06. 2001 | 반으로 갈라진 부처의 도상을 이용해 인간의 폭력성을 성찰하는 안성금의 작품을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망라한 전시가 열린다. 12월 9일까지 가나아트센터 제2, 3전시장에서 열리는 ‘戰時中 · 展示中’전은 ‘우리들의 시대’, ‘부처의 소리’연작 등 1983년부터 제작한 작가의 대표작 25점을 선보인다. 기존 작품 외에도 9·11 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를 소재로 한 신작 ‘戰時中’이 포함돼 사회참여적 발언을 견지해온 그의 작품세계를 짚어볼 수 있다. 이등분한 부처로 표현한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극복의지 고뇌하는 수도승과 이름 없는 민초들의 모습을 거칠고 힘찬 붓질로 표현한 수묵채색화, 불교경전을 콜라주한 뒤 그 위에 침묵을 상징하는 검은 원을 그린 평면회화 등을 작품활동 초기에 선보.. 2001. 12. 6.
마이크로 렌즈로 포착한 일상의 이면 - 황규태전 Nov 29. 2001 | 현미경으로 양파 세포를 관찰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물의 외관과 그 이면에 숨은 미시적 세계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것이다. 11월 24일부터 내년 2월 24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되는 황규태 개인전은 일상적인 사물을 마이크로렌즈로 확대한 컬러사진 ‘놀이’연작과 1960년대 찍은 흑백사진을 포토샵으로 편집한 ‘무제’ 연작 등 사진을 확대하거나 편집해 일상의 이미지를 재편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생태지향적이고 문명 비판적인 발언이 강했던 전작들에 비하면 황규태의 최근 작품들은 이질적이다 싶을만큼 크게 달라졌다. 현란한 색채도 그 변화의 일면이지만, 특히 2층에 전시된 컬러사진연작 ‘놀이’의 피사체를 보면 그의 관심이 일상의 재해석 쪽으로 기울었음을 짐작할 수 있.. 2001. 11. 29.
폐허가 된 사막 같은 황량한 삶 - 《미란》 Nov 26. 2001 |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 근처에는‘미란’이라는 반사막 도시의 유적이 있다. 1천년 전 조성됐지만 점점 건조해져 이제는 폐허로 남은 곳. 윤대녕의 소설 《미란》(문학과지성사)은 이처럼 폐허가 된 사막도시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미란》은 ‘드라이클리닝처럼’ 건조한 삶에 익숙한 남자 성연우가 성은 다르지만 이름이 같은 두 명의 ‘미란’을 사랑하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이 소설에서 사랑은 구원이 아니다. 서로의 모습 속에서 거울 보듯 황량한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될 뿐이다. 이상과 현실의 다른 이름, 오미란과 김미란 30대의 변호사 성연우는 24살 때 제대기념으로 떠난 제주도여행에서 호텔직원 오미란을 만나 짧은 사랑을 나눈다. 어느 날 신기루처럼 사라진 오미란의 기억을 간직하고 살아온 그.. 2001. 11. 26.
대지를 감싸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크리스토와 쟝 클로드전 Nov 22. 2001 | 베를린 국회의사당과 파리의 퐁네프를 하얀 천으로 둘러싸고 콜로라도 계곡에 거대한 장막을 치는 등, 세계의 명소와 자연풍광을 말 그대로 ‘포장’하는 설치미술로 유명한 대지미술가 크리스토와 쟝 클로드 부부전이 개최된다. 11월 16일부터 12월 6일까지 박여숙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뉴욕 센트럴 파크에 설치할 예정인 ‘게이츠(The Gates)’프로젝트와 콜로라도 아칸소강에 설치될 ‘오버 더 리버(Over The River)’프로젝트 등 최근 추진중인 작품과 관련된 드로잉 및 사진 총 28점을 선보인다. 설치와 해체 과정에서 환경을 전혀 훼손치 않아 1960년대 말경 상업화된 예술에 대한 반발과 환경운동에 대한 관심이 결합돼 탄생한 장르가 대지미술인 만큼, 크리스토 부부는 .. 2001. 11. 22.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현명한 사람은 없다 - 《하이파이브》 Nov 19. 2001 | 혼자 우수한 실적을 올리는 사람과 팀원 전체가 우수한 실적을 이끌어내도록 힘을 모으는 사람. 회사는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까? 말할 것도 없이 팀워크를 우선시하는 사람일 것이다. 한 사람이 올릴 수 있는 생산성에는 한계가 있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창출하는 이익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예상하지 못할 만큼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팀워크는 기업운영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올해 초 한국에 ‘겅호 신드롬’를 몰고 왔던 경영 컨설턴드 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콤비가 이번에는 팀워크의 마력을 설파한 《하이파이브》(조천제·박종안 옮김, 21세기북스)를 펴내며 돌아왔다. 팀워크 때문에 해고된 앨런이 만년 꼴찌 아이스하키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고, 자신은 팀워크 강사로 재기하는 극적.. 2001. 11. 19.
삶도, 예술도 결국은 착란일 뿐 - 성능경전 Nov 15. 2001 |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은 11월 9일부터 25일까지 ‘한국현대미술 기획초대전’ 다섯 번째 작가로 중진작가 성능경을 선정해 ‘예술은 착란의 그림자’전을 개최한다. 성능경은 1970년대 전위미술집단 ST(space & time)그룹에서 활동하면서 신문, 사진 등 매체를 이용한 개념미술과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실험적인 작품경향 때문에 그 위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 초기작인 ‘1974년 6월 1일 이후’를 비롯해 ‘망친 사진이 더 아름답다’, ‘착란의 그림자’, 후배작가 전용석씨가 촬영한 다큐멘터리 ‘S씨의 하루’등 최근작까지 망라한 대규모 회고전이다. 신문을 도려내듯 권력을 상징적으로 해체한 전위미술 1세대 성능경을 한국 전위미술 1세대로 각인시킨.. 2001.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