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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공간의 심리지도를 그린다 Jan. 17. 2002 | 길모퉁이나 공사장 구석에 한 더미의 흙이 쌓여있다 한들 주목할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러 세운 게 분명한 흙 기둥이 뜬금없이 운동장이나 공원 한가운데 버티고 서 있다면? 같은 사물을 놓고서도 주변 상황이 어떤지에 따라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달라질 것임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1월 11일부터 22일까지 대안공간 풀에서 열리는 ‘30대 작가기획: 김기수’전은 도시공간 안에서 특정한 사물이 유발하는 시각적 체험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한 ‘경계탑’, ‘성형’ 등 사진연작과 흙 설치물 등을 선보인다. 현실과 비현실, 그 얄팍한 심리공간의 경계 김기수는 도시의 심리지리(psychogeography)를 새롭게 해석하고 한국 현실에 적용, 실험하는 도시주의 연구모임 ‘플라잉 시티.. 2002. 1. 17.
퀼트처럼 무한히 이어지는 끈끈한 관계망 Jan. 17. 2002 | 몸에 걸치면 아련하게 속살이 비칠 듯, 반투명한 천 한 장이 허공에 매달려있다. 하늘하늘한 모습이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구멍이 뚫릴 듯하다. 그러나 한 걸음 다가가면 뜻밖의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길이 3센티미터, 너비 1센티미터 가량의 스카치테이프 도막이 무수히 연결된 ‘퀼트 아닌 퀼트’가 천의 실체이기 때문이다. 1월 8일부터 21일까지 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 2층에서 열리는 김경주전은 이처럼 일상의 소모품에서 서정적인 감수성을 이끌어낸 작품 6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숙명여자대학교(1996)와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1999)를 졸업한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자르기, 이어 붙이기, 누르기로 연결되는 무한한 관계망 작가가 즐겨 사용한 소재는 3M 테이프부터 마스킹 .. 2002. 1. 17.
시대의 아픔 어루만지는 미술의 치유력-‘상처와 치유’전 Jan. 10. 2002 | 살다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생채기 한둘쯤은 마음에 새기게 마련이다. 특히 한국 국민들의 경우 일제 식민지, 전쟁과 분단, 군부독재 등 수난의 역사 속에서 고통받은 기억은 물론, 현대인이 보편적으로 겪는 인간소외나 우울증 등 내적 상처의 양상이 다양하다. 그러나 이를 치유하려는 노력은 사적인 영역에만 머물렀던 것이 현실이다. 2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1·6전시실에서 열리는 ‘시대의 표현 - 상처와 치유’전은 유·무형적 폭력에 상처받은 삶의 양상을 공론화하면서 미술의 힘을 빌려 상징적 치유를 시도한다. 크고 작은 상처의 상징적 치유를 꿈꾼다 ‘상처와 치유로서의 미술’, ‘상처와 치유-치유의 제의식’, ‘폭력과 상처에 관하여’라는 세 개의 소주제로 나뉜 본 전시에는 회화, 판화,.. 2002. 1. 10.
그림 속으로 떠나는 전통놀이문화기행 Jan. 10. 2002 | 자치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쥐불놀이…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들이 즐겨하던 놀이지만, 요즘은 민속자료집에서나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퇴색해버린 것이 현실이다. 공동체 지향적인 놀이문화가 개인중심 문화로 변화하면서 명절이 와도 어린이들은 컴퓨터게임에 몰두하고, 어른들은 스키장이나 해외여행 떠나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1월 2일부터 2월 8일까지 갤러리사비나에서는 잊혀져 가는 한국의 전통놀이를 새롭게 부각시키기 위해 신년특별기획전 ‘흥겨운 우리놀이’전을 개최한다. 김봉준, 김선두, 박순철, 김용철, 오상일, 이흥덕 등 참여작가 14명은 전통놀이 장면을 개성적인 화풍으로 재해석한 작품 17점을 선보였다. 해학과 풍류 돋보이는 우리 놀이문화 매년 이맘때가 되면.. 2002. 1. 10.
드라마틱한 빛의 예술, 렘브란트의 판화세계 Jan. 03. 2002 | 17세기 바로크미술의 거장 렘브란트(1606∼1669)를 뛰어난 유화작가로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가 뛰어난 판화작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2002년 2월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제2전시실에서 열리는 렘브란트 판화전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판화가 렘브란트’의 면모를 접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전시다. 전시되는 판화 90점과 에칭 원판 2점은 렘브란트하우스뮤지엄 소장작품 2백50점 중에서 엄선한 것으로, 구약·신약성서 장면화, 자화상, 누드화, 풍경화, 초상화 등 렘브란트 판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판화가 렘브란트’의 숨은 면모 소개해 평생 2백90점의 판화를 제작했던 렘브란트는 15세기 네덜란드 동판화의 거장 마르틴 숀가우어, 16세기 독일작가 알브레히.. 2002. 1. 3.
촌스러운 선거포스터, 삭막한 공공화장실 이제 안녕! Jan. 03. 2002 | 급한 볼일만 아니라면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공공화장실, 양철상자로 만든 삭막한 가판상점, 약속이나 한 듯 모든 후보자들이 똑같이 45도 각도로 하늘을 보며 웃는 선거 포스터, 심심한 편집의 국정교과서……. ‘공공’이라는 단어와 연관된 사물들은 왜 이다지도 단조롭고 촌스러울까? 때로는 공공디자인에 디자인적인 요소가 고려되기는 하는지조차 의문스럽다. 이런 불만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1월 31일까지 서초동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de-sign korea’전에 기대를 걸어봄직하다. 실용적 측면과 미적 요소 조합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이번 전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온 공공적 시각 환경에 대해 현장에서 활동중인 디자이너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면서 대안을 찾기 위해 마련.. 2002.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