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 타는 길고양이 보셨나요? 깎아지른 암벽을 조심스레 타는 길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젖소무늬 코트를 입은 이 길고양이는, 온갖 위험으로 가득한 인간의 길보다, 조금은 더 위험해 보이더라도 암벽을 따라 걷는 쪽을 택한 것인가 봅니다. 발밑을 내려다보면 어지럽고 무서울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지, 길고양이는 자신이 가야할 길만을 똑바로 응시하며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젖소무늬 길고양이의 조심스런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자못 엄숙하기까지 한 길고양이의 표정. 종종걸음으로 걸어도 암벽 길은 쉬 끝나지 않습니다. 어디 발 딛을 자리나 있을까 싶은데도, 앞발에 힘을 꾹 주고 발 옮길 곳을 찾아냅니다. 조금이라도 발을 헛디디면 바로 깎아지른 바윗길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길입니다. 사진에 다 담지 못했지만,.. 2008. 11. 29. 경기버스 도착시간 궁금하면? 4247+무선인터넷! 올 5월부터 경기도로 출퇴근을 하면서 제일 당혹스러웠던 것 중 하나는, 버스가 20~30분마다 1대씩 온다는 사실이었다. 서울에서 출퇴근을 할 때는 5분에서 길어도 10분이면 버스가 오는 것에 익숙했던 내게는, 도무지 이 시스템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직장이 워낙 외진 곳에 있어서 버스 이용자가 적기 때문에 수익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출퇴근시간에는 그나마 셔틀버스가 다니니 그럭저럭 다닐 만했지만, 셔틀버스가 끊긴 시간대가 문제였다. 예컨대 오전에는 8시 35분이면 셔틀버스가 끊긴다. 또 한낮에는 셔틀버스가 다니지 않아 천상 일반 버스를 타야만 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땡볕에 서서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기도 여러 번이었고, 정류소에 도착했을 때 막 떠나는 버스를 바라보.. 2008. 11. 28. 주말에 일본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거문도 길고양이 문제를 알릴 오프라인 전시와 행사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자료를 찾기 위해서 지난 주말과 이번 주 월요일까지 일본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지금 막 돌아와서 글 올려요. 진득하니 붙잡고 앉아서 글을 쓸 시간이 주말밖에 없는지라, 이번 주엔 부득이하게 거문도 길고양이 관련 글을 건너뜁니다. 이번에 가져온 자료들로 글을 쓰고 다음 주 초에 올릴게요. 글이 못 올라가는 동안에도 전시와 행사 준비는 차근차근 진행할 예정입니다. * 마침 부재중일 때 거문도 탐방기가 다음 메인에 떴군요;; 2008. 11. 25. 거문도 길고양이 문제-전시+모금으로 알리기 거문도 길고양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블로그를 주축으로 한 글쓰기는, 인터넷에 친숙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전해지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거문도 길고양이들의 현실을 공유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과의 접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중 한 방법이 전시와 모금입니다. 앞서 썼던 몇 편의 글을 읽지 못한 분들을 위해 요약하면, 거문도 길고양이 문제를 풀어가는 데 필요한 선결 과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길고양이 살처분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공감과 이해입니다. 살처분으로 몇 백 마리를 한꺼번에 죽인다면 당장 눈앞에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이야 줄겠지만, 그들을 다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거나와, 거문도에 사는.. 2008. 11. 18. 개미마을 감나무집 길고양이 감이 탐스럽게 열려 담장 너머로 쏟아질 듯하다. 가끔 골목에서 보이던 감나무, 모과나무...가을 단풍 색을 닮아 노랗고 붉은 열매 달린 나무들은, 어지간해서는 도심 주택가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 되었다. 효율성을 앞세워 오래된 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대단지 아파트를 지을 때, 나무들도 함께 밀려나갔기 때문이다. 이제 도심 에서 볼 수 있는 열매 달린 나무라면, 겨우 은행나무 정도일까. 개미마을 감나무집 안에서 슬그머니 나오던 젖소무늬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여느 젖소무늬 고양이와는 다르게 코가 까맸다. 멀리서 얼핏 볼 때는 잘 몰랐지만, 다가가보니 한쪽 눈이 결막염에 걸렸는지 축축한 눈곱이 흘러나왔고, 그쪽 눈은 불편한지 제대로 눈을 뜨지 못했다. 힘겹게 눈을 떠도 양쪽 눈이 짝짝이였다. 그러나 계단을 .. 2008. 11. 16. 누렁이의 쌍꺼풀 만사가 심드렁한 듯 묶여있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빛의 속도로 꼬리를 정신없이 흔들어대던 누렁이. 이른바 '품종 있는 개'보다, 누렁이라 불리는 한국 토종개들에게 어쩐지 더 정이 간다. 먹는 걸로 까탈을 부리기보다 어지간한 음식은 싹싹 맛있게 비우고, 소형견들처럼 실내 생활에 적합하도록 개조(?)되지 않았기에 잔병치레 없이 튼튼하다. 누렁이의 얼굴은 둥글둥글하고, 커다랗고 까만 눈동자에는 사심이 없다. 그런 누렁이의 얼굴을 더욱 정감있게 만들어 주는 건, 앙증맞은 쌍꺼풀. 스밀라의 길다란 속눈썹을 보면서, 어쩌면 이 작은 것 속에도 이렇게 길고 예쁜 속눈썹이 있을까 감탄하곤 하는데, 누렁이들의 쌍커풀 역시 마찬가지다. 강아지들은 금방 자란다. 이 누렁이도 그렇겠지만, 누렁이니까 덩치가 커졌다는 이유로 쫓겨.. 2008. 11. 13. 이전 1 ··· 172 173 174 175 176 177 178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