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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노석미, 마리캣-길고양이 데려다 키우는 작가들 [미디어다음 | 2006.06.28] 생명을 물건처럼 사고파는 충무로 애견 거리에서조차 ‘입양’이란 표현을 관용적으로 쓰는 게 요즘 추세다. 하지만 동물의 나이, 혈통에 따라 상품 가치를 매기고, 그 상품성에 따라 동물의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현실에서, 입양이란 말은 그저 사탕발림일 뿐이다. 갖가지 이유로 길에 버려진 동물들은 정작 입양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그러나 버려진 동물들을 데려다가 식구처럼 함께 살며, 진정한 ‘입양’을 실천해온 사람들이 있다. 소설가 김영하, 화가 노석미, 일러스트레이터 마리캣이 들려주는 길고양이 입양기. 1. 소설가 김영하-그 남자의 유쾌한 고양이 입양기 누구나 반려동물에 대한 이상형이 있다. 소설가 김영하도 처음엔 그랬다. 어차피 여러 마리 기를 것도 아닌데, 이왕이면 하얀.. 2006. 6. 28.
유쾌하게, 처절하게 ‘작가로 살기’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의 발목을 가장 먼저 잡는 건 “뭘 해서 먹고 살 건데?” 하는 주변 사람들의 끈질긴 질문이다. 결국 ‘밥만 축내는 고등룸펜’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창작을 위해 쓸 정열을 밥벌이에도 분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작가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닌 모호한 상태에서 꿈을 접고 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작가로 살겠다고 결심한 이상은, 이른바 ‘대박’이 터질 때까지 닥치는 대로 잡문을 쓰거나, 혹은 아예 속세를 떠나 탈속의 길을 걷는 수밖에 없다. 아래 두 권의 책은 작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생존 방법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먼저 폴 오스터의 자전적 소설인 (열린책들)는 ‘Hand to Mouth’라는 원제가 보여주듯,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 급급했던 무명작가 시절을 회상한 책이다. 요즘이.. 2006. 6. 19.
마음의 성장통, 고통을 해결하기-<고통에게 따지다> 누구나 고통 없는 세상을 꿈꾼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누구든 크고 작은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고통은 단순히 의지박약의 문제일까? 똑같은 재난을 당했을 때 어른들은 실의에 잠겨 있는데, 어떻게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뛰어놀 수 있을까? 고통은 없앨 수 있는 것일까? (웅진지식하우스)의 필자 유호종은 고통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유도함으로써, 고통을 해결하고 승화시킬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철학과 생명 윤리를 전공한 필자는 평소 삶과 죽음, 의료 윤리 등 묵직한 주제를 다뤄 왔는데, 고통 역시 이런 주제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딱딱하게 고통의 문제를 이야기하기보다 감정이입할 수 있는 사례, 우리 주변에서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의 투병기.. 2006. 6. 19.
문화사 속 ‘위대한 왕따’들의 이야기-<아웃사이더> 흔히 아웃사이더라 불리는 이들은 별종이나 기인, 사회 부적응자 취급을 받으며 사회에서 배척되기 쉽다. 그러나 (범우사)의 저자 콜린 윌슨은 “사회가 병들어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자기가 병자라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인간이 바로 아웃사이더”라고 주장한다. 1956년 출간된 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문화비평적 시각으로 아웃사이더를 해석함으로써, 스물 네 살 청년 콜린 윌슨을 하룻밤 사이에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윌슨은 니체, 톨스토이, 헤밍웨이, 도스토예프스키, 헤르만 헤세, T. S. 엘리어트, 사르트르 등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문제적 인물들을 세심히 분석해, 아웃사이더의 문화적 의미를 파헤친다. 문학작품 속의 아웃사이더는 모두가 위인이나 선각자는 아니다. 때로는 앙리 바르뷔스의 소설.. 2006. 6. 19.
오직 춤을, 업으로 삼다-안무가 홍승엽 [문화와나/ 2006년 여름호] 아차산역 근처에 위치한 무용단 ‘댄스씨어터 온’의 지하 연습실. 왈츠 풍 연주곡에 맞춰 3인무를 추는 남성 무용수들 사이로, 안무가 홍승엽(44)의 날카로운 지적이 쏟아진다. “죽어가는 사람이 살려고 올라오는 장면인데, 술 취한 사람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야.” “걸음에 체중이 안 실리네, 체중, 체중, 체중!” 전용 의자에 앉아 손짓으로 움직임을 지시하던 홍승엽이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는가 싶더니, 급기야 무용수들 앞으로 나선다. 느슨한 삼각 대형을 이뤄 흐느적흐느적 춤추던 무용수들이, 추가된 꼭짓점을 중심으로 갑자기 긴장한다. 그가 춤추며 두 팔을 솟구쳤다 툭 떨어뜨릴 때, 안무가 홍승엽은 사라지고, 죽음과 삶 사이에서 휘청대는 익명의 인간만이 남는다. 리듬을 타고 분방.. 2006. 6. 17.
문인들의 서재를 엿보는 즐거움-<작가의 방>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병통이 있으니, 바로 서재에 대한 집요한 관심과 집착이다. 이들은 자신이 흠모하는 작가의 인터뷰 기사를 볼 때에도 인물 사진에는 별 관심이 없다. 오히려 흔히 사진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서재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책꽂이에는 어떤 책이 꽂혀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고, 자신이 아끼는 책과 같은 것이 꽂혀 있으면 흐뭇해한다.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를 ‘서가에 꽂힌 책’이라는 ‘물증’으로 확인할 때, 이들은 비로소 그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문인들을 탁월한 솜씨로 인터뷰해 온 박래부 한국일보 논설위원이 1년간의 취재 과정을 거쳐 완성한 ‘작가의 방’은 이 책벌레들의 눈을 호사시켜 주는 책이다. ‘우리 시대 대표 작가 6인의 책과 서재 이야기’.. 2006.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