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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찍는 안국고양이 종로매점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 밑에서 슬슬 눈치를 보던 노랑둥이 녀석. 원래 있던 노랑둥이 녀석과 몸의 무늬가 좀 다르다. 등짝 근처 줄무늬에 황토색 털이 더 짙다. 슬슬슬 나와서 마실 간다. 왠지 저 앞에 걸어오는 청년과 '대결 모드' 같다. 엄폐물이 없어 불안해 보이지만, 저 앞에 보이는 자동차까지만 서둘러 가자구. 그럼 그 밑에 숨을 수 있을 테니까. 길고양이는 여차하면 숨을 수 있도록 엄폐물 가까이 몸을 붙이고 조심스레 걷는다. 자동차가 있으면 차체 쪽으로, 아무 것도 없으면 벽 쪽으로 몸을 바짝 붙이고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디어 자동차 밑에 숨는 데 성공. 누가 보면 수상한 인간으로 오해할만한 자세로, 바닥에 눕다시피 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차 밑에 카메라를 들이밀고 찍으려니 쉽.. 2006. 7. 29.
하루 지난 초코칩 쿠키 수요일 밤 새면서 오리온 초코칩 쿠키(700원짜리)를 먹었다. 한 개가 포장 안쪽 구석에 숨어있기에 오늘 아침 무심코 집어먹었는데...우웩(>~ 2006. 7. 28.
비오는 날, 스밀라 비오는 날 7단 수납장 위에 또아리를 튼 스밀라. 얼떨결에 데리고 있게 된 게 열흘째다. 처음 데려온 날 테이블 밑 어둡고 구석진 곳으로 자꾸 들어가기에, 상자 같은 걸로 통로를 막았었다. 그랬더니 앞발로 벅벅 긁으면서 들어가려고 버둥거리는 게 아닌가. 사방이 트인 곳에 있기가 불안했던 모양이다. 결국 길을 다시 열어줬더니 밥 먹고 그루밍한 다음에 ‘고양이 동굴’로 들어가서 웬만하면 잘 나오지 않는다. 며칠 전 7단 수납장 위에 셔츠를 깔아뒀더니, 어두워지면 그 위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결막염은 이제 다 나았는데, 이렇게 어영부영 데리고 사는 건가, 싶기도 하다. 어머니는 가끔 방에 들어와서 “고양이 팔자가 좋구나” 하고 부러워하며 나가신다. 처음엔 나를 봐도 본척만척하거나 구석진 곳으로 숨.. 2006. 7. 28.
고양이 몸의 비밀 어쩌다 어제 두 시간밖에 못 자서, 오늘은 일찍 자려고 자정 넘어 불을 끄고 누웠다. 설핏 잠이 든지 두어 시간 지났나, 잠결에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고양이가 화장실 쓰는 소리겠거니 하고 자려는데, 이번엔 빗자루 같은 뭔가가 발치를 스윽 스치고 지나간다. 허걱, 이 녀석이 탈출했구나. 허겁지겁 일어나보니, 고양이가 컴퓨터 책상 밑에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앉아 있다. 유리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양이와 내가 생활하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데, 공기 통하라고 문을 조금 열어뒀더니, 그 틈으로 슬며시 빠져나온 것이다. '설마 이 사이로는 못 나오겠지?' 하고 방심했는데, 고양이의 유연성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모양이다. 지금도 조마조마하면서 데리고 있는 거라, 밖에 나왔다가 여러 사람 눈에 밟히면 그렇.. 2006. 7. 22.
파양된 흰고양이 장마철 길에서 구조되어 입양 갔던 흰고양이가 데려간 분의 사정으로 되돌아왔다. 마음 놓고 있었던 터라, 갑작스레 보낼 데가 마땅치 않았다. 결국 내 방 베란다에 숨어 지내고 있다. 어머니께는 벌써 들켜서 한 소리 들은 상태. 독립해서 나가지 않는 한, 이 집에서 동물과 함께 산다는 건 불가능 확률 90%이기 때문에 오래 데리고 있을 처지가 못 된다. 재입양을 보내려고 해도 건강해야 다른 고양이들에게 병을 옮기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 병원에서 간단한 건강진단을 받았다. 고양이 눈에서 눈물이 계속 나는 걸로 보아 결막염인 것 같단다. 병원에서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결막염의 최후' 사진을 보고 '깨갱' 하곤 치료해달라고 했다. 이빨 상태로 보아 두 살 정도 되어보인다는데, 몸무게가 2.45kg밖에 안 나간다.. 2006. 7. 19.
아기고양이 '코팩이' 일산에 사시는 황이슬 님 댁에서 보호 중인 3개월 된 길고양이 '코팩이'. 코에 머드팩을 한 것처럼 검은 얼룩이 있어서 임시로 붙인 이름이 '코팩이'다. 각이 안 나와서, 최대한 몸을 뒤로 눕혀 벽에 기대고 사진을 찍는데 이 녀석이 슬그머니 다리 위에 올라왔다. "응?" 하는 듯한 동그란 눈매가 귀엽다. 개성이 넘치는 얼굴. 어디서 잃어버리더라도 금세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코팩이는 생후 5주 경, 죽은 어미 고양이 곁에서 발견된 삼형제 중 한 녀석이다. 함께 발견된 노랑둥이 한 마리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삼색이와 코팩이 두 마리만 남았다. 코알라 같기도 한 귀여운 코팩이를 데려갈 분이 빨리 나타나길. 오뚜기 인형처럼 앉아 있는 코팩이의 뒷모습. 검은 얼룩 부분에 군데군데 흰 털이 섞여 있다. 2006.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