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의 안국고양이 안국고양이들이 놀고 있던 매점 앞길이 공사중이라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가는데, 낯선 삼색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 이 녀석은 경계심이 강해서 잽싸게 도망을 간다. 그래도 찍었다. 그간 찍은 사진들을 생각해보니, 번들렌즈보다 망원렌즈의 활용도가 훨씬 높을 것 같다. 시그마 70-300mm 정도면 별 부담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조만간 캐논으로 갈아탈 예정이다 보니 섣불리 렌즈를 추가 구입하지 않게 된다. 저 긴장한 눈빛이라니. 천하장사를 갖고 있었으면 도망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잽싸게 주차장 문틈 사이로 달아나버렸다. 작은 틈새로도 기어들어갈 수 있는 걸 보면, 고양이의 몸 구조는 정말 독특하다. 사진에는 없지만, 문틈 아래로 몸을 납작하게 만들어서 스윽 들어가는 모습은 순간변신에 가깝다. 내가 못.. 2006. 4. 30. 날아갈듯 힘차게 한 주를 시작해보자는 의미에서. 하늘을 나는 날고양이. 2006. 4. 24. 유선형의 그림자 고양이가 막 사라지려는 자리에 남은 그림자를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물 속으로 뛰어들 것만 같은 날렵한 유선형. 저 그림자만 보면, 고양이가 세상에서 물을 가장 싫어하는 족속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고양이는 수영하는 능력을 포기한 대신, 아무 곳이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유연함을 달라고 주장한 게 틀림없다. 2006. 4. 23. 꼬리 그루밍 이태원의 길고양이. 바닥에 누워서 잠깐 뒹굴뒹굴하더니, 몸을 동그랗게 말아 꼬리를 핥는다. 낼름낼름 핥는 모습이 꼭 사탕이라도 먹는 것 같다. 2006. 4. 22. 이태원 고양이 이태원의 한 음식점 근처에 사는 길고양이.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목장갑 낀 손으로 목덜미를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다. 아저씨의 그늘이 가장 편하고 안전한 곳이기라도 한 것처럼 바닥에 몸을 붙였다. 귀와 꼬리의 변화를 보고 있으면, 고양이의 감정 표현이 얼마나 미세한 차이로 표현될 수 있는지 느낀다. 귀는 마징가 귀. 몸 한쪽으로 붙였던 꼬리는 살짝 들어 흔들흔들. 길고양이에게는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할 수 없다. "이제 노는 모습을 보여줘, 이렇게 걷는 건 어때?"하고 말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길고양이를 찍을 때는, 기껏해야 경계를 풀도록 천하장사 소세지를 던져주거나, 아니면 무심한 것처럼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다가 조금씩 다가가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가가기 어려워서 더 그럴까, 길고양이가 선심 쓰.. 2006. 4. 22. 인식의 국경을 넘어서는 무경계 팽창 에너지-소설가 김연수 [문화와나/ 2006년 봄호] 통유리창 아래로 호수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일산의 한 오피스텔 11층에, 삼면을 책으로 둘러싼 방이 있다. 방이라기보다 사설 도서관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이 곳이 소설가 김연수(37)의 작업실이다. 집과 작업실을 오가는데 쓰임직한 자전거를 한쪽으로 밀고 들어서면, 유리창 너머 탁 트인 하늘을 제외하고 온통 책이다. 역사학자처럼 책의 행간을 촘촘히 훑으며 실마리를 수집하고, 이를 소설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김연수의 작품이 여기서 태어난다. 작업실 오른쪽 벽에는 책이 늘어날 때마다 하나씩 사들였을 5단 원목 책꽂이가 포진했고, 왼쪽 벽에는 워드 프로세서의 표 만들기 도구로 그린 것처럼 네모반듯한 7단 맞춤 책꽂이가 빼곡히 들어찼다. 미처 꽂힐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책들은 스크럼을 짠 .. 2006. 4. 19. 이전 1 ··· 228 229 230 231 232 233 234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