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털로 펠트공예품을 만들자 스밀라의 등과 옆구리를 빗어 주니 하얀 털이 한 뭉텅이 뽑혀 나온다. 손가락으로 뭉쳐서 돌돌 말다가, 빠진 털을 모아서 펠트공예 소품을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어찌어찌 하다보니 하트 모양 비스무리하게 나와서, 대충 손으로 모양을 만져서 완성했다. 배경은 키보드 손목 받침대. 펠트공예 원자재 생산자, 스밀라. 하는 짓은 아기인데, 생활 패턴은 밤잠 없는 노인이고나=_=; 새벽에 어슬렁거리며 앵앵 우는데, 가뜩이나 밤이라 조용한데 아버지가 듣고 뭐라 할까 싶어 조마조마했다. 2006. 8. 13. 종로매점 앞 고양이 동물 전문 출판사를 운영할 예정이라는 분을 만났다가, 마침 가까운 곳에 길고양이가 자주 출몰하는 곳이 있어서 함께 찾아가봤다. 플라스틱 의자 앞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녀석은 못 보던 삼색 고양이인데, 가녀린 몸매만 봤을 때는 상상하기 힘든 저음의 목소리를 낸다. 삼색 고양이의 시선이 향한 곳은 평소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는 아주머니가 앉아있는 자리다. 아주머니는 "이 녀석이 근처에 새끼들을 숨겨놓았는데, 먹을 것이 생기면 새끼들부터 먼저 갖다준다"고 기특해했다. 2006. 8. 11. 북엔드가 된 스밀라 신간 리뷰용으로 들어온 책 중에서 잘 보지 않는 것들을 베란다 방 책꽂이에 모아두었는데, 그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저렇게 앉아 있다. 다른 곳에 방석이랑 담요를 깔아줬는데도, 거기엔 앉지 않고 꼭 비좁은 곳으로만 기어 들어간다. 살아있는 북엔드가 된 스밀라^^ 2006. 8. 9. 신사동의 카오스 무늬 길고양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대박물관->인사동->역삼역->신사역을 돌고, 지친 하루를 마감할 무렵 만난 고양이. 의외의 장소에서 나타나, 멀리 도망가지 않고 있어줘서 고마웠다. 황토색 줄무늬에 검은 털이 섞인, 흔히 '카오스 무늬'라 부르는 코트를 입은 고양이. 보기 드문 털 배합이다. 2006. 8. 9. 야경을 보는 스밀라 3단 책꽂이 위에 소형 캐비닛을 올려뒀더니, 전망대로 쓰는 스밀라다. 스밀라에게 초점을 맞추면 불빛이 동그랗게 뭉치고, 바깥 경치에 초점을 맞추면 십자가 모양이 된다. "응?" 하는 것 같은 표정이다옹. 잿더미 위에서 한번 구른 눈고양이, 신데렐라 고양이. 2006. 8. 5. 신대방동 주택가 길고양이 신대방동에 취재 갔다가, 취재원의 집에서 만난 길고양이. 코가 까맣고, 허리를 구부리면 등뼈가 도드라져 보일 정도로 몸이 말랐다. 앞발에는 흰 커버를 신고 있다. 아깽이인가, 몸집이 꽤 작은데, 쭈그리고 앉아 먹을거리가 아닌 정체불명의 뭔가를 씹고 있었다. 이 취재원은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챙겨줄 때, 건식 사료를 먼저 그릇에 붓고, 그 위에 캔 사료 토핑을 얹은 다음, 물을 섞어 준다고 한다. 물을 따로 주는 것보다 섞어주는 편이 낫다고(사료 그릇을 찍어온다는 걸 깜빡했다). 고양이는 낯선 사람이 옆에 있어서 그런지, 사료를 갖다줘도 가까이 오지 않았다. 취재가 끝나고 나올 때에도 고양이를 다시 만날 수 없어서 좀 서운했다. 건물 높이가 낮은 빌라들이 다닥다닥 모여있는 주택가여서, 골목도 많고 길고양이도.. 2006. 8. 5. 이전 1 ··· 93 94 95 96 97 98 99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