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는 스밀라 유리문을 열어달라고 조르는 스밀라. 목을 쭉 빼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올려다본다. 예전에는 유리문 앞에 앉아서 '앵' 하고 울기만 하더니, 이제는 앞발로 유리문을 탕탕 친다. 2006. 8. 5. 고양이 치질 스밀라는 여전히 낮에는 테이블 밑 ‘고양이 동굴’, 밤에는 7단 수납장 위에서 시간을 보낸다. 테이블 밑이라고 해봤자 진짜 동굴처럼 시원하진 않을 테지만, 어쨌든 다른 사람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혼자 조용히 뒹굴뒹굴할 수 있으니 좋아하는 것 같다. 여전히 새벽 5시에 ‘앵’ 울면서 밥 달라고 보채고, 그러면서도 정작 밥을 주면 잘 안 먹는다. 깨작깨작, 늘 두 입 정도 남아있다. 문제는, 물을 잘 안 먹는다는 점. 수돗물에서 염소 냄새가 날까 싶어서 하루 받아놨다가 주는데도. 어제 보니 안간힘을 쓰며 변을 보는데, 힘을 줄 때 항문이 빨갛게 충혈되어 피가 날 지경인 걸 보고 놀랐다. 고양이 치질인가-_-; 집에 처음 올 때 항문 근처가 약간 뿌옇게 짓물러 있었는데, 낫지 않고 그대로다. 변도 맛동산 모.. 2006. 8. 1. 집 앞에서 만난 길고양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화단에서 만난 길고양이. 나름대로 야성적인^^ 고등어무늬다. 이상하게도 집 근처에서는 길고양이를 만나기 힘든데, 어제는 운이 좋았는지 화단 창살 반대편을 기웃거리고 있는 녀석과 만났다. 마음은 급한데 고양이가 도망갈까봐, 살금살금 카메라를 꺼내 찍었다. 조금 멀리 떨어져서 한 장, 한 걸음 더 다가가서 한 장. 고양이는 갑자기 터지는 불빛에 놀랐는지 화단 밑 틈새로 기어들어가 건너편으로 사라졌다. 고양이는 도망갈 때 꼭 한번씩 뒤를 돌아본다. 귀찮은 인간이 계속 쫓아오는지 아닌지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는 걸까? 돌아볼 그 시간에 차라리 한 걸음이라도 더 가면 더 빨리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어쨌거나, 창살 사이로 카메라 렌즈를 디밀고 다시 찍는다. 고양이 동공에 불.. 2006. 7. 30. 오래간만에 찍는 안국고양이 종로매점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 밑에서 슬슬 눈치를 보던 노랑둥이 녀석. 원래 있던 노랑둥이 녀석과 몸의 무늬가 좀 다르다. 등짝 근처 줄무늬에 황토색 털이 더 짙다. 슬슬슬 나와서 마실 간다. 왠지 저 앞에 걸어오는 청년과 '대결 모드' 같다. 엄폐물이 없어 불안해 보이지만, 저 앞에 보이는 자동차까지만 서둘러 가자구. 그럼 그 밑에 숨을 수 있을 테니까. 길고양이는 여차하면 숨을 수 있도록 엄폐물 가까이 몸을 붙이고 조심스레 걷는다. 자동차가 있으면 차체 쪽으로, 아무 것도 없으면 벽 쪽으로 몸을 바짝 붙이고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디어 자동차 밑에 숨는 데 성공. 누가 보면 수상한 인간으로 오해할만한 자세로, 바닥에 눕다시피 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차 밑에 카메라를 들이밀고 찍으려니 쉽.. 2006. 7. 29. 비 오는 날, 스밀라 고양이 입양자를 찾았다던 친구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가족의 반대로 돌아왔다고 했다. 갑작스레 들려온 파양 소식에 심란했다. 친구네 집에서는 이미 길고양이 한 마리를 구조해서 키우고 있었다. 두 마리는 안 된다고 이미 반대했다는 소식이었다. 파양된 첫날밤은 선배네 집에 하룻밤을 재웠지만 계속 신세를 질 수는 없어서 일단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 입양 갈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곳이 필요했고, 어머니는 고양이를 무서워해서 키우는 걸 반대했지만 당분간이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게 얼떨결에 고양이를 데리고 있게 된 게 열흘째다. 처음 데려온 날 테이블 밑 어둡고 구석진 곳으로 자꾸 들어가기에, 상자 같은 걸로 통로를 막았었다. 그랬더니 앞발로 벅벅 긁으면서 들어가려고 버둥거리는 게 아닌가. 사방이 트.. 2006. 7. 28. 고양이 몸의 비밀 어쩌다 어제 두 시간밖에 못 자서, 오늘은 일찍 자려고 자정 넘어 불을 끄고 누웠다. 설핏 잠이 든지 두어 시간 지났나, 잠결에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고양이가 화장실 쓰는 소리겠거니 하고 자려는데, 이번엔 빗자루 같은 뭔가가 발치를 스윽 스치고 지나간다. 허걱, 이 녀석이 탈출했구나. 허겁지겁 일어나보니, 고양이가 컴퓨터 책상 밑에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앉아 있다. 유리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양이와 내가 생활하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데, 공기 통하라고 문을 조금 열어뒀더니, 그 틈으로 슬며시 빠져나온 것이다. '설마 이 사이로는 못 나오겠지?' 하고 방심했는데, 고양이의 유연성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모양이다. 지금도 조마조마하면서 데리고 있는 거라, 밖에 나왔다가 여러 사람 눈에 밟히면 그렇.. 2006. 7. 22. 이전 1 ··· 94 95 96 97 98 99 100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