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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외나무다리를 걷는 삶 1300K , 텐바이텐, 바보사랑 판매중(사이트명 클릭하면 이동합니다^ㅅ^) 짝짝이 양말을 즐겨 신는 짝짝이, 오늘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습니다. 흰 양말이 미어질세라, 한껏 힘을 준 네 발에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자칫 잘못했다간 외나무다리 아래로 떨어질 테니까요. 또랑또랑한 눈매로 저와의 거리를 재며 그렇게 묵묵히 서 있습니다. 얇은 양철벽에 흰 양말이 베이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는데, 개의치 않고 꾹 부여잡고 있습니다. 저야 짝짝이보다 몸집이 크니 외나무다리를 건널 수는 없지만, 뜻밖의 순간에 사람과 딱 마주쳤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 짝짝이는 고민하는 눈치입니다. 결국 천막집 안쪽, 안전한 은신처로 돌아가기로 한 모양입니다. 외나무다리에서 방향을 바꿀 때는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양철벽을 두 앞발로 꼭.. 2010. 10. 10.
길고양이 발바닥에 담긴 인생사 1300K , 텐바이텐, 바보사랑 판매중(사이트명 클릭하면 이동합니다^ㅅ^) 먹은 것도 없는데 점순냥이 열심히 입맛을 다십니다. 꼬질꼬질해진 앞발과 뒷발을 열심히 그루밍하느라, 혀가 바빴던 탓입니다. 텁텁한 흙냄새, 은신처 삼아 드나들던 연탄 광의 냄새가 아직 발바닥에 남아 있습니다. 짙은 얼룩무늬 옷을 입은 친구들은 하루쯤 그루밍을 게을리해도 별로 티가 나지 않지만, 아래위로 흰색 털옷을 받쳐 입은 점순냥은 금세 티가 납니다. 매일 그루밍을 해도 어지간해서는 세월의 때가 잘 지지 않습니다. "아이고 힘들어, 좀 쉬었다가 해야지." 앉아있는데 저절로 눈이 감깁니다. 비록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혓바닥 노동도 노동입니다.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도 무시하고, 점순냥은 무심하게 잠이 듭니다. .. 2010. 10. 9.
[폴라로이드 고양이] 068. 장애물과 보호벽 1300K , 텐바이텐, 바보사랑 판매중(사이트명 클릭하면 이동합니다^ㅅ^) 찻집에 있다가, 뒷문 언저리에서 어슬렁거리던 고양이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황급히 도망가는 녀석을 뒤따라가 보니, 철 창살 아래로 발만 보입니다. 납작 엎드려 창살 아래로 얼굴을 넣어보니 고양이가 의아하다는 얼굴로 쳐다봅니다. 이 순간만큼은, 창살이 길고양이에게 고마운 보호벽이 되어 줍니다.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0. 10. 8.
나무 타기의 달인, 아줌마 길고양이 1300K , 텐바이텐, 바보사랑 판매중(사이트명 클릭하면 이동합니다^ㅅ^) 개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산책을 좋아하지만, 고양이는 산책이 아니라 혼자 하는 우다다나, 나무오르기 같은 수직운동을 좋아합니다. 집고양이가 캣타워나 책꽂이, 심지어 냉장고 위까지도 기어코 오르려는 이유는 마음속에 수직운동의 본능이 꿈틀거리기 때문인데요. 노랑아줌마도 예외는 아닙니다. 앞발로 노련하게 발톱을 갈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그 기세로 솟구쳐올라 순식간에 2~3미터 높이를 올라갑니다. 몇 분을 그렇게 잠시 매달려 있다가, 다시 내려올 준비를 합니다. 인간이 만든 캣타워와 달리, 나무에선 발톱 힘으로 지지해야 하기에 오래 매달려 있기는 조금 힘이 드니까요. 평소에는 털에 파묻혀 잘 보이지 않았던 노랑아줌마의 억센 손톱과 다리.. 2010. 10. 8.
'소심대왕' 바가지머리 길고양이 1300K , 텐바이텐, 바보사랑 판매중(사이트명 클릭하면 이동합니다^ㅅ^) 고양이 그림을 종종 올려주시는 만우절약속 님 블로그에 들렀다가 바가지머리 고양이의 미용실 경험담 그림을 보게 되었어요. 미용실에 간 고양이가, 잡지에 실린 머리 스타일로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끝나고 나니 '호섭이 머리'가 되어 좌절한다는... 나중에 우연히 만난 미용사 언니를 속상한 듯 흘겨보는 장면으로 끝나는 그림이었는데요^^; 어둑어둑한 곳에 의기소침해 있는 고양이 그림을 보니 바가지냥이 생각나 딱 그 느낌이 드는 사진을 찾아봅니다. 은신처의 소심대왕 바가지머리 길고양이.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가 절 발견하고는 갑자기 눈이 동그래졌지요. 얼른 얼굴을 쏙 숨겨보지만, 뾰족한 두 귀는 어둠 속에서도 그대로 보이는 걸 어떻.. 2010. 10. 7.
아기 길고양이의 평화는 내가 지킨다 "저 사람...알아서 상대해주실 거죠? 전 좀 귀찮아서..." 고똥이가 노랑아줌마를 흘깃 보고 눈빛으로 말을 건넵니다. 긴 말도, 부탁하는 울음소리도 필요없습니다. 든든한 노랑아줌마를 앞세운 고똥이는 어쩐지 의기양양한 표정입니다. "우리 고똥이 쉰단다, 귀찮게 할 생각이면 얼른 가거라!" 하고 호통치는 듯한 노랑아줌마 뒤로 "고똥이 쉴 거다" 하고 살며시 따라하는 듯한 눈매에 살짝 웃음이 나옵니다. 고똥이는 고동색, 노랑아줌마는 초록색 눈동자라서 다르지만, 둘 다 노랑털옷이라 노랑아줌마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합니다.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은 거의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이런 순간도 있었네요. 고똥이는 언제쯤 자라 노랑아줌마처럼 당당한 어른이 될까요? 다른 고양이에겐 쏜살같이 지나는 아기.. 2010.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