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차장 길고양이 노랑이의 독백 나는 대형마트 주차장에 사는 고양이입니다. 노점에서 버린 음식 찌꺼기나 마트에 들렀다 나오는 사람들이 먹다 흘린 주전부리 조각으로 배를 채우기도 해요. 방금 전 자동차에서 나오던 사람이 뭔가 흘리고 가길래, 혹시 먹을 건가 하고 얼른 달려나와 봤지만, 아니었어요. 그냥 종이쪽지였어요. 실망이에요. 사람들은 나를 '도둑고양이'라 불러요. 나도 내 이름을 모르지만 그렇게들 가장 많이 부르니까 그게 내 이름인가 봐요. 나를 그렇게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왠지 화가 잔뜩 난 것처럼 느껴져서, 움찔 주눅이 들어요. 그 소리가 나면 자동차 밑으로 얼른 피해야 안전할 것 같아요. 가끔 나를 '노랑이'라고 부르거나 '야옹아' 하고 부르는 사람도 있어요. 그때의 목소리는 나를 도둑고양이라 부르는 사람들과는 조금 달라서.. 2010. 10. 6.
맛있는 냄새도 그림의 떡, 배고픈 길고양이 다음view '길고양이 통신' 애드박스가 생겼어요.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벤트로 제작된 거라 이번 주만 걸릴 듯해요. 새로고침하면 랜덤으로 오른편에 뜨네요. 한참 쑥쑥 자라야 할 청소년 고양이라, 철근도 떡볶이처럼 씹어먹을 듯한 식욕을 자랑하는 셤이지만, 늘 먹을 거리가 부족한 것이 불만입니다. 간간이 밥주는 어르신이 계시지만, 혼자 먹는 밥이 아닌지라 한낮에도 먹이 사냥을 나섭니다. 어디선가 솔솔 풍겨오는 음식물 냄새... 그러나 냄새의 진원지인 초록색 보물상자는 굳게 닫혀 있습니다.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대형 음식물쓰레기 수거통이 따로 있지만, 일반 주택가에서는 개별적으로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배고픈 길고양이에게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냄새.. 2010. 10. 5.
짝짝이 양말을 신은 길고양이 가장 소심한 것 같았던 고똥이가 의외로 먹을 것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며 적극적인 데 비해, 고똥이와 가족을 이룬 청소년 고양이들은 투명고양이라도 된 것처럼 숨어있다가 안전한가 싶으면 슬그머니 걸어나옵니다. 발끝에 살짝 걸친 흰 양말이 두드러지는 고양이, 짝짝이도 그 중 하나입니다. 고똥이를 만나러 갔던 이 날도, 저 멀리서 '갈까 말까' 한동안 망설이다가 결심했다는 듯 종종걸음치며 걸어오던 짝짝이. 본인은 그 이름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짝짝이 양말을 신고 있기도 하고 어감도 그리 나쁘지 않아서 짝짝이로 부르고 있습니다. 한 지역의 고양이를 오래 지켜보다 보면 비슷한 무늬도 종종 나오는지라, 각각 다른 이름을 붙여주게 됩니다. 이렇게 앞발은 발목양말, 뒷발은 긴 양말을 신고 있어서 짝짝이랍니다^^.. 2010. 10. 5.
고양이 마을, 10월에 내리는 눈 1300K , 텐바이텐, 바보사랑 판매중(사이트명 클릭하면 이동합니다^ㅅ^) 카오스 대장냥과 가족들이 겨울을 나는 천막집 앞에 새 놀잇감이 생겼습니다. 성큼성큼 앞서 걸으며 저를 따라오게 하더니, 카오스 대장냥은 걸음을 멈추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발톱을 들어, 하얗고 커다란 물체에 앞발을 박습니다. 카오스 대장냥의 발톱이 한번씩 파고들 때마다, 잘게 부서지는 얼음송이처럼 하얀 눈가루가 날립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스티로폼 가루이지만 제 눈에는 꼭 눈송이처럼 보였습니다. 옆에 노란색 접착액 자국이 있는 걸 보니, 한때 방열자재로 쓰던 스티로폼입니다. 길고양이의 겨울나기를 위해 요긴한 물건입니다. 천막집은 여름 햇빛과 장맛비를 막아줄 수는 있지만, 살을 에는 겨울바람까지 꽁꽁 싸매주기란 불가능하기에 길고.. 2010. 10. 4.
길고양이가 좋아하는 나무 방석 "편안해~" 여전히 말랐지만, 이제는 눈병도 피부병도 많이 나아 슬슬 고양이의 꼴을 갖춰가는 고똥이의 근황입니다. 어지간하면 맨바닥에 그냥 앉으려고는 하지 않는 고양이들-길고양이라도 방석과 깔개에 대한 애착은 있습니다. 고똥이도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 속에서 그나마 편안한 자리를 찾아 가만히 앉아 봅니다. 자잘한 돌멩이와 까실까실한 낙엽들로 엉덩이가 따가운 흙바닥과는 달리, 누군가 버리고 간 나무판자는 길고양이의 좋은 방석이 되어줍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냉기도 아쉬우나마 막아줄 수 있습니다. 저를 보고 나무 방석에 앉을까 말까, 고민하던 고똥이는 슬그머니 앞발을 접고 반 취침 자세로 들어갑니다. 벗겨진 코에 붙은 흙먼지와 코딱지가 안쓰럽지만 곧 저 벗겨진 콧잔등에도 새 솜털이 날 것을 믿기에, 고똥이의 성장.. 2010. 10. 1.
단체로 식빵굽는 길고양이 가족, 따뜻해 1300K , 텐바이텐, 바보사랑 판매중(사이트명 클릭하면 이동합니다^ㅅ^)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자동차 아래, 가만히 보면 길고양이가 쉬고 있습니다. 언제 차가 들고 날지 모르기에 조금은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사방이 뚫려 경계하기 쉽고, 달아나기도 쉬운 이곳에 일단 몸을 숨깁니다. 고등어 아줌마와 젖소무늬 아기냥 셤이, 삼색 아기냥 꼬리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똑같은 식빵 자세 같지만, 앉은 자세를 가만히 보면 각자의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 셤이는 가장 앞줄에 고개를 쑥 빼고 있고, 고등어 아줌마는 아직 어린 꼬리 곁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자동차 밑 은신처에 갑자기 나타난 인기척에 꼬리의 가슴은 두근두근, 놀란 토끼 눈동자가 되었습니다.이쪽까지 떨리는 심장소리가 들려올 것 같아요. 하지.. 2010.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