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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집을 지키는 황토색 고냥 늘 내 마음대로 '고양이집'이라 부르는 매점 앞에 고양이가 도사렸다. 언제나 가게 근처를 맴도는 황토색 줄무늬 고양이다. 집고양이도 아닌 녀석이지만, 고양이집이 익숙해져서인지 아예 엉덩이를 눌러붙였다. 역시 맨바닥에는 그냥 앉지 않는 귀하신 몸이라, 고무 깔개 위에 몸을 부풀리고 털방석 모양을 한 채 인상을 쓰고 앉아 있다. 음료며 주류 등을 보관해두는 냉장고 아래, 시멘트 벽돌을 고여 생겨난 빈 공간 아래에는 빈 두부 그릇과 김 그릇이 놓였다. 고양이의 간이 식탁이 되는 자리다. 빈 그릇에 사료를 부어줬더니 당연하다는듯이 넙죽넙죽 받아 먹는다. 날이 추워져서인지 동네의 고양이들도 어쩐지 뜸한 것 같다. 김 상자에 담긴 물이 얼어붙기 전에 잘 먹어야 할텐데. 2007. 1. 31.
나무 뒤에 숨은 고양이 EBS '하나뿐인지구' 프로그램을 촬영하던 날 모처에서 찍은 고양이. 통통한 흰 고양이인데 눈동자는 노랗고, 머리는 대오아저씨처럼 5대5 가르마를 탔다. 몸을 숨길 수도 없는 가느다란 나무 뒤에 몸을 숨긴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딱하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저기에도 화단이 있었구나 싶다. 저 화단 어딘가에, 밤이면 고양이가 몸을 누이고 쉬는 곳이 있겠지. 2007. 1. 26.
2006년의 마지막 길고양이 사진 2006년의 마지막 길고양이 사진. 성곡미술관 가는 길 초입의 파출소 앞을 지나가던 호랑무늬 고양이를 찍었다. 가벼운 걸음으로 둥둥 걸어가는 고양이처럼, 올 한 해도 무사히 잘 가기를. 2007. 1. 1.
EBS-TV '하나뿐인 지구' 인터뷰(2007.1.8 방영) EBS-TV '하나뿐인 지구' 팀에서 길고양이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5분 가량의 영상 에세이로 제작됐던 '지식채널e'와 달리, '하나뿐인 지구'는 50분을 할애해 길고양이와 들고양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자체적으로 TNR(길고양이 포획-중성화 수술-방사)을 실시한 부산 우성아파트 사례, 지자체(아마도 과천이 될 듯)에서 실시하는 TNR 사례, 속리산 국립공원의 들고양이 사례, 태능종합동물병원 등이 취재 대상이고, 나는 '길고양이 사진을 찍는 블로거기자'로 소개될 예정이다. 텔레비전 방송은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의도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그간 몇 차례 인터뷰 문의 연락이 와도 고사했던 건 그런 까닭에서다. 하지만 흥미 위주로 동물을 다루는.. 2006. 12. 24.
고양이 탐정 김봉규-집 나간 고양이 찾아드려요 [미디어다음 2006.12.20] 함께 살던 고양이가 갑자기 집을 나갔을 때,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고양이 탐정’ 김봉규 씨다. 1995년부터 집 나간 고양이를 찾아주기 시작한 그는, 올해 여름 터진 소위 ‘한강맨션 사건’ 때도 인도적인 길고양이 포획을 주장하며 현장에서 뛰었다. 급강하한 기온도 아랑곳없이 고양이를 찾아 나선 김봉규 씨를 따라 4시간 30분간의 동행취재를 진행했다. 오후 3시 경, 외대역 근처에서 만난 김봉규 씨는 사라진 지 오래된 고양이를 찾고 있었다. 처음에 그에게 고양이 수색을 의뢰하려다 망설이며 마음을 바꿨던 고양이 주인이, 뒤늦게 마음을 돌려 그에게 다시 한 번 고양이를 찾아봐달라고 부탁했단다. 이런 경우 고양이를 되.. 2006. 12. 20.
담벼락 위의 외대 고양이 담벼락 위를 걷는 외대 고양이. 이렇게 걸어가는 길고양이를 보면 어렸을 때 체육시간에 걸었던 평균대가 떠오른다. 선생님은 왜 무용선수도 아닌 우리들에게 평균대를 걷게 했을까? 비좁은 담 위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있다. 그래도 친구 고양이가 함께 있어서 덜 쓸쓸해 보인다. 2006.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