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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대 30만개로 만든 초대형 얼굴 조각 [미디어다음/ 2006. 2. 7] 30만 개의 빨대로 만든 초대형 얼굴 조각, 국수로 만든 입술과 혓바닥 등 이색 재료로 만든 조각이 미술관에 전시되어 눈길을 끈다.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이달 12일까지 열리는 ‘여섯 개의 아뜰리에’전에서, 조각가 홍상식이 국수와 빨대로 만든 이색 조각품들을 만나본다.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국수나, 한 번 쓰고 버리는 1회용 빨대를 작품 재료로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 철, 브론즈 등 전통적인 조각 재료와 달리 작품을 영구보존하기 어렵고, 자칫하면 가벼운 유희로 치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상식에게 국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재료다. 어린 시절, 조각의 재미를 가장 먼저 일깨워준 추억의 재료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국수를 재료로 이용하게 된 건, 소면을 좋아하.. 2006. 2. 7.
[그림책]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권윤덕 선생님의 고양이 그림책이 나왔다. 작년 11월에 나왔지만 이제야 소식을 올린다. 장난치고, 숨고, 구경하기 좋아하는 고양이와, 장난 좋아하는 꼬마 여자아이의 행동이 똑같은 모습으로 교차하는 그림책이다.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소장할 만하다. 제주도 꼬리따기 노래를 소재로 한 바로 앞 작품 도 참 귀엽고 느낌이 좋다.권윤덕 선생님은 실제 대상을 꼼꼼하게 관찰하고 그림을 그린다. 이 책의 주인공인 고양이 역시 선생님 댁에서 키우는 고양이의 모습이다. 황토색 얼룩과 고동색 얼룩이 정확히 절반씩 교차하는 얼굴과 앞다리 무늬까지 똑같이 그려넣었다. 뒷산 근처에 버려진 녀석을 주워와 길렀다던가... 앉은 품이 아주 새침하다. 인터뷰 동안 집안을 어슬렁거리다 책상 밑에 숨은 녀석이, 얼굴만 빼꼼 내밀어 .. 2006. 2. 2.
새해 복 부르는 '돌 그림'들-정병례 전각전 [미디어다음/ 1. 29] 예부터 정월 초하루가 되면 가정의 화목과 복을 기원하는 길상 문양이나 글귀를 써넣은 종이를 집에 붙이던 풍습이 있었다. 2006년 병술년 새해를 맞아 이처럼 유례 깊은 길상 그림을 돌에 새겨 재해석한 전시가 열린다. 갤러리진선에서 다음달 5일까지 열리는 고암 정병례 전각전을 찾아가 본다. 이번 전시는 크게 장수, 부귀, 화목 등을 기원하는 ‘길상 문양’을 담은 전각과, 길상의 뜻을 담은 한자를 기하학적으로 표현한 ‘길상 어문’ 전각으로 나뉜다. 특히 그림을 찍어낸 전각 원본도 함께 전시해, 전각예술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전각은 글, 그림, 조각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종합예술이다. 대개 한 뼘도 되지 않는 돌 위에 형상을 칼로 새기고, 돌의 모서리를 조심.. 2006. 1. 29.
[만화책] 말랑말랑 예전에 육아교양지에서 일할 때, 연간기획안을 짜면서 "육아만화도 넣어보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와서, 석동연과 의 김지윤을 추천했었다. 결국 내가 추천한 작가와는 무관한 다른 사람이 선정되긴 했지만. 그후로 쭉 잊고 지내다가 출근길 무가지 에 연재된 와 을 통해서 석동연을 다시 보게 됐다. 짧지만, 역시 재미있었다. 그게 거의 2년 전쯤 일이다. 한동안 뜸했던 석동연의 이름을 다시 발견한 건 잡지 에서다. 다음넷에서 만화잡지 연재 기념으로 '말랑말랑'을 맛배기로 보여준 게 엊그제 같은데, 연재분을 묶어 단행본을 펴낸 지 벌써 1년도 넘었다고. '4컷 만화의 달인'으로 불리는 석동연의 근작 이다. 등장인물(떡)의 종류에 착안한 재치 있는 의인화가 유머러스하다. '장편만화에 비하면 4컷 만화는 허접하다'.. 2006. 1. 14.
[그림책] 분도 우화 시리즈 '분도 우화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일련의 그림책들은 작고, 얇고, 군더더기가 없다. 하드커버로 덩치를 부풀리지 않아 5mm가 될까말까할 두께나, 촌스러운 타이포그래피는 신세대 엄마들에게 먹혀들지 못할 공산이 크다. 게다가 분도출판사라는 출판사 이름때문에 '혹시 종교서적인가?' 하는 오해마저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 책을 손에 쥐고 있으면 부실한 책이란 인상보다는, '꼭 할 말만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껍데기만 그럴싸하게 씌웠을 뿐, 내용은 쓰레기 같은 책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책꽂이에 미처 다 꽂지 못해 문 앞에 쌓아둔 책더미 맨 위에 가 누워 있기에, 먼지를 털어내고 후루룩 읽어본다. 1979 초판, 1997 8쇄라고 찍혀 있다. 당시 가격은 3천 원. 근 1.. 2006. 1. 13.
간장공장에서 열린 특별한 전시, '이름 없는 이름'전 [미디어다음/ 2006. 1. 4] 초면인 사람과 인사할 때 무심코 주고받는 명함은 누군가에게는 흔한 종이조각일 뿐이지만, 평생 명함 한 장 갖지 못한 이들에겐 그 의미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 이천 샘표공장 내 샘표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이름 없는 이름-나는 나를 상상할 수 있습니까?’전은 세상에서 ‘내 이름의 자리’를 찾아보는 공장 노동자들의 꿈을 보여준다. 경기도 이천에 자리한 샘표식품공장 문을 열자마자 짭짜름한 장 냄새가 물씬 풍겨오는 듯하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떨어진 곳, 이천 지역의 유일한 대안공간인 샘표스페이스가 이 공장 안에 있다. 간장공장과 갤러리라니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한 쌍 같지만, 이번 전시는 젊은 예술가들의 ‘동네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라고 한다. 즉 예.. 2006.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