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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시점으로 포착한 리얼리즘의 세계-최진욱전 Oct. 04. 2002 | 영상예술과 설치미술이 급부상해온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회화는 죽었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반대편에서 회화의 복권을 논하는 작가들도 여전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10월 20일까지 개인전을 여는 서양화가 최진욱(47, 추계예술대학교 교수) 역시 ‘회화의 종말’과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경계선상에서 돌파구를 모색해온 작가 중 하나다. 시류에 관계없이 평면회화에 매진해온 작가는 통산 6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다중시점으로 포착한 리얼리즘 회화를 선보인다. 사실적이되, 회화성을 강조한 ‘그림 같은 그림’ 최진욱의 그림은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하지만, ‘사진 같은 그림’으로서의 정교한 사실성보다 회화작품 특유의 회화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 2002. 10. 4.
자연친화적 문화예술공동체의 청사진- 헤이리 건축전 Oct. 04. 2002 | 극단적인 수직성만 강조된 사무빌딩, 다닥다닥 줄지어 선 아파트촌, 천편일률적인 적벽돌 마감의 다세대주택. 게다가 울긋불긋 간판으로 도배한 상업건물에 이르기까지, 도심 건축환경의 비인간적 측면을 열거하자면 한이 없을지도 모른다. 전원주택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다. 전원을 벗삼아 살아가면서도 문화혜택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이웃하며 살아가는 마을-이상향으로만 남을듯했던 이런 청사진을 현실로 이끌어내기 위한 작업이 경기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내에서 한참 진행중이다. 생태공동체·문화공동체를 표방하며 2007년 입주를 목표로 조성중인 ‘헤이리 아트밸리’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생태공동체·예술공동체로 조성되는 헤.. 2002. 10. 4.
마음 속에 누구나 간직한, 바로 그 길-‘My favorite way’전 Sep. 27. 2002 | 사람은 살아온 연륜만큼 마음 속에 길을 다져놓기 마련이다. 그 길은 물리적인 것일 수도, 은유로서의 길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처럼 어떤 순간의 갈림길, 혹은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다 쓸쓸히 돌아서던 골목길, 혹은 어릴 적 어머니 손을 붙들고 종종걸음치던 재래시장의 미로같은 길…형태와 빛깔은 다르지만 길의 이미지는, 그 길의 기억을 소유한 이의 마음 속에 끈끈하게 달라붙는다. 서울과 베를린 사이-이방인으로서의 체험을 약도 위에 새기다 관훈동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에서 10월 20일까지 열리는 ‘My favorite way’전은 서로 다른 문화적 성장배경을 가진 성민화와 요하킴 바인홀트, 두 작가가 보여주는 길에서부터 시작된다. 독일에서 작.. 2002. 9. 27.
비누로 빚어만든 고전조각의 패러디-‘Translation’전 Sep. 27. 2002 | 신문로에 위치한 성곡미술관 별관,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강렬한 향기가 엄습한다. 자극적인 듯 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고 익숙한 이 냄새, 혹시 방향제라도 뿌린 걸까. 그러나 어둠 속에 조명을 받고 서서 관람자를 기다리는 인체조각상들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알게 된다면, ‘아, 그 냄새!’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얼핏 보기엔 평범한 대리석처럼 생겼지만, 모든 작품들은 비누로 제작됐다. 완벽하게 이상화된 인체에 반기를 든 모각(模刻)의 모각 조각가 신미경은 성곡미술관에서 9월 29일까지 열리는 네 번째 개인전‘Translation’전에서 쉽게 녹아 없어지는 재료인 비누를 사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고대 그리스의 인체조각을 모사하거나, 고대조각.. 2002. 9. 27.
재기발랄한 유럽디자인의 실험무대-유럽인의 새로운 선택전 Sep. 13. 2002 | 인체의 특정 부분을 본떠 만든 초콜릿, 두 사람이 앉아야만 평행을 유지하는 시소 벤치, 아코디언처럼 생긴 몸체를 잡아당기면 쭉쭉 늘어나는 종이 의자, 옷처럼 입을 수 있는 음식과 컴퓨터…기발함을 넘어 다소 엉뚱하기까지 한 이 제품들은 9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몸에서 우주까지-유럽인의 새로운 선택’전의 출품작 중 일부다. 이번 전시는 지난 5월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개최된 ‘European Way(s) of Life’전에 출품된 400여 개의 프로젝트 중에서 선별한 것으로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에스토니아, 슬로베니아 등 유럽 11개국의 디자인 프로젝트 50여 가지를 소개했다. 유럽공동체의 다양한 문화 반영해 ‘또 다른 나의 몸’, ‘아름.. 2002. 9. 13.
가을에 만나는 장미꽃의 향연-The Rose전 Sep. 13. 2002 | 꽃의 여왕으로 불리는 장미. 검붉은 드레스를 걸친 요부처럼, 때로는 순백의 신부처럼, 때론 달콤한 분홍빛 꿈을 꾸는 소녀처럼, 그 빛깔과 모양에 따라 풍기는 이미지는 천차만별이다. 인사동 갤러리상에서 9월 29일까지 열리는 ‘The Rose’전은 이처럼 다채로운 장미의 얼굴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한 전시다. 가국현, 구자동, 김용중, 김재학, 박성열, 이동숙, 이정웅 등 서양화가 23명의 작품 총 60여 점이 전시된다. 장미 그림이라면 대개 다소곳한 정물화를 연상하기 쉽지만, 정물화는 물론 풍경화로서의 장미, 장미와 함께 있는 인물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제에 접근했다. 구상회화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장미의 이미지만을 추출해 추상화한 작품, 구상과 추상을 결합한 작품 등.. 2002.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