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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eARThday! - 티셔츠 위에 펼치는 환경친화 디자인 Aug. 16. 2002 | 일요일에 인사동 거리를 걷다보면 ‘기인열전’이라 할 만큼 독특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혁필로 울긋불긋한 문자그림을 그려주는 할아버지, 엿을 실처럼 가늘게 뽑아 ‘용 수염’과자를 만드는 청년, 누더기 승복을 입고 마네킹 퍼포먼스를 하는 아저씨 등은 인사동 터줏대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다 올 여름부터는 행인들에게 티셔츠 그림을 그려 나눠주는 할아버지까지 가세했다. 세상에서 단 한 벌뿐인 환경사랑 티셔츠 한데 인사동의 새얼굴 ‘티셔츠 할아버지’가 그려 내놓은 티셔츠 그림들이 예사롭지 않다. 초록색 물감을 붓에 적셔 일필휘지로 그려나간 드로잉에서는 숨은 필력이 엿보인다. 그림과 함께 ‘everyday eARThday!’, ‘지구사랑’ 같은 환경 친화적 메시지도 담겼다. .. 2002. 8. 16.
그림으로 결산하는 2002월드컵-'로컬 컵'전 Aug. 16. 2002 | 2002년 한일월드컵의 여파는 한 달이 지난 지금에도 쉬 가라앉지 않는 듯하다. 오프사이드가 뭔지도 몰르는 ‘축맹’들조차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선수들을 응원했고, 폐쇄적인 방 문화에 익숙했던 젊은이들은 빨간 티셔츠를 입고 거리로 뛰쳐나와 광장의 열기를 체험했다. 심지어 정몽준 축구협회장이 유력한 대선 후보로 언급되는 현상도 월드컵과 무관하지 않다. 쌈지스페이스에서 8월 20일까지 열리는 ‘로컬 컵’전은 월드컵 이후, 이처럼 한국사회 구석구석에서 불거진 제반 사회현상을 되새김질하는 전시다. 김창겸, 이중재, 김태헌, 박불똥, 소윤경, 조습, 임흥순 등 참여작가 13명은 무거운 분위기로 흐르기 쉬운 전시를 경쾌한 유머와 신랄한 풍자로 그려냈다. 광장문화의 재해석과 매스미디어.. 2002. 8. 16.
물류의 형식을 빌린 미술담론의 장-컨테이너전 Aug. 09. 2002 | 오늘날 세계 전역에서 이뤄지는 물류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컨테이너. 1920년대부터 경제적이고 안전한 운송수단으로 각광받아왔지만, 오늘날에는 비용절감 차원을 떠나 서로 다른 문화권 국가 간의 교류를 맡는 사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타 문화권의 사람들이 물류의 움직임을 따라 자연스럽게 타 국가와 교류하는 것. 대학로에 위치한 마로니에미술관에서 8월 25일까지 열리는 문화예술진흥원 자체기획전 ‘컨테이너’전은 어떤 대상을 이처럼 담고, 옮기고, 내려놓는 컨테이너의 속성에 착안했다. 한국 화단의 중진 격인 40∼50대 작가를 대상으로 2001년에 이어 두 번째 시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보다 구체적인 주제어를 뽑는다면 ‘유목’과 ‘이산’이 될 것이다. 현대미술의 ‘유목’과 ‘이산.. 2002. 8. 9.
2천1백년 전 중국무덤 속으로 떠나는 여행-마왕퇴 유물전 Aug. 09. 2002 | 1971년 겨울, 중국 후난성(湖南省) 창사(長沙)에서 탐사작업 중이던 한 사람이 땅속에서 흘러나오는 정체불명의 기체를 발견했다. 기체에 불을 붙이자마자 푸른 불꽃이 솟구쳤다. 이는 지하무덤 속에 매장된 부장품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소기(沼氣)로, 보존상태가 좋다는 증거. 2천1백여 년 전 조성된 마왕퇴 한묘(馬王堆 漢墓)가 세상에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고대 중국의 내세관 담은 다채로운 부장품들 선보여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9월 29일까지 열리는 ‘마왕퇴 유물전’에서는 마왕퇴 한묘 부장품 3천여 점 중 1백76점을 선별해 소개한다. 1972년 본격적으로 발굴을 시작한 마왕퇴 한묘는 기원전 2세기 전한시대의 대후 이창과 그의 부인 신추, 요절한 아.. 2002. 8. 9.
무한질주하는 만화적 상상력-환타지전 Aug. 02. 2002 | 만화라면 조그만 사각 틀에 들어가는 형식만을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자극제가 될 전시가 열린다. 8월 6일까지 관훈동 갤러리 창에서 열리는 ‘젊은 만화의 힘, 무한상상의 자유-환타지’전이 그것이다. 독특한 작품세계로 주목받아온 권신아, 이애림, 이향우, 최인선, 이태영, 아이완(iwan) 등 젊은 여성작가 6명이 환타지를 주제로 6인 6색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흔히 만화전시는 원화 중심의 평면적 전시가 되기 쉽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원화뿐만 아니라 인형오브제, 대형 디지털프린트, 플래시 애니메이션, 아트포스터 등 다양한 형식을 선보였다. 만화적 상상력의 힘을 빌어 평면과 입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들의 행로를 따라가는 경험이 흥미롭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이향우, 권신아, .. 2002. 8. 2.
놀이와 그림 감상을 하나로-‘상상 속의 놀이’전 Aug. 02. 2002 | 요즘 인사동에서는 미술과목 방학숙제 때문에 전시장에 온 아이들이 종종 눈에 띈다. 전시장에 다녀왔다는 ‘증빙자료’로 팜플렛을 사고, 받아쓰기하듯 전시제목과 재료를 적는 아이들의 얼굴엔 의무감만 가득하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가 드물고, 작품을 한번 만져볼라치면 불호령이 떨어지는 분위기도 딱딱하기 때문이다. 자녀들과 전시장을 다녀야 하는 학부모의 얼굴에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미술교육적 측면과 놀이를 결합한 전시 여름방학을 맞은 학부모와 어린이가 다함께 즐거운 미술경험을 할 수 있는 전시를 찾는다면, 9월 1일까지 ‘상상 속의 놀이’전이 열리는 인사아트센터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번 전시는 캐릭터 천국(지하1층), 즐거운 공부방(2층), 상상 동물원(3층), 사.. 2002.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