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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몸에 딱 맞는 '빗자루 베개' 길고양이 점박이가 자기 몸에 딱 맞는 베개를 찾았습니다. 적당한 높이에 비스듬히 꺾어지는 곡선까지 고양이 몸에 딱 맞춘 '맞춤 베개'입니다. 묘체공학적 베개라고도 하겠네요. "응? 고양이 베개 처음 보냐옹?" 점박이의 의연한 표정이 귀엽습니다^^'어디 한 번, 기대 볼까나...' 살며시 턱을 들어 갖다대어 봅니다. '어~ 적당히 딱딱한 게 좋구먼.' 목침처럼 단단한 게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아직 어렸을 때 처음 만나 하얗던 앞뒷발도, 어느새 몇 달간의 길고양이 생활에 잿빛이 되었습니다. 2011. 10. 21.
길고양이 그림자와 함께 놀기 날이 많이 서늘해지면서 가을색이 완연해졌다고는 하지만 종일 내리쬔 햇빛의 온기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길고양이 한 마리의 몸 정도 노골노골하게 만들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늘어지고 일그러진 바퀴 그림자 사이에 갇혀버린 점박이는 마치 키리코의 그림 속에서 길을 잃고 망연히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열기에 녹아 쭉쭉 늘어나는 엿가락처럼, 길쭉해진 고양이 그림자가 얼굴을 내미는 늦은 오후에는, 아직 어린 고양이도 거묘로 만들어주는 힘이 있습니다. 그림자 속 고양이 친구에게 고양이 냄새가 날 리는 없건만 킁킁, 벽 속의 고양이 그림자 냄새를 맡아보기도 하고요. 진짜 고양이, 그림자 고양이,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긴 고양이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고양이 반상회라도 열 모양입니다. 늘어지는 고양이 그림자가 어울리는.. 2011. 10. 20.
키크고 싶은 길고양이, 숨은 2cm를 찾아라 이제 청소년에서 서서히 어른 고양이의 모습을 갖춰가는 길고양이 망토. 하지만 아직 카오스 대장냥의 키에는 조금 못 미칩니다. 꼬리 끝으로 앞다리를 곱게 감싸고 뭔가 궁리를 하던 눈치더니, 갑자기 깜짝 놀랄 만한 변신을 보여줍니다. 갑자기 온 몸을 고무처럼 "쭈~~욱" 늘리더니 키가 2cm는 더 늘어난 것이지요. '에잇에잇, 나도 이만큼 커질 수 있어' 하고 용을 쓰는 것 같아 귀엽기도 하고 얼굴에 힘 들어간 모습이 익살스럽기도 해 웃음이 납니다. 아마도 앉아서 기지개 켜는 중이었겠지만, 갑자기 몸 길이만 쭉 늘려서 어른 키가 된 망토의 모습을 생각하니... 아직은 어리광 부리고 엄마쟁이 노릇할 때가 더 좋을 텐데 말이죠. 2011. 10. 19.
좌변기를 즐겨 쓰는 길고양이 거리에 무심하게 놓인 화분은 길고양이에게 다용도로 쓸 수 있는 도구입니다. 특히 흙이 있고 발을 걸칠 가장자리가 있어서 그런지, 화분을 좌변기처럼 활용하는 길고양이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크고 작은 동그란 화분이 4개. 어느 것을 쓰더라도 크게 불편함은 없지만, 오늘은 마음에 드는 자리를 골라 두 앞다리를 슬쩍 걸치고 두 뒷다리에 힘을 줍니다. 뒷다리에 힘을 주고 펌프로 물을 쭉쭉 뽑아내듯 괄약근에 힘을 넣어봅니다. 고양이 꼬리와 등 근육의 긴장도를 보면 힘을 주고 있는지 아닌지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고양이의 둥그런 등허리로 말이지요. 2011. 10. 18.
입 냄새에 박치기까지, 어린 길고양이의 2단 공격 카오스 대장의 세 아이들 중 하나인 망토는 엄마쟁이 고양이입니다. 이날은 카오스 대장이 기지개를 켜느라 몸을 쭉 뻗는 사이에 망토의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방심한 엄마 얼굴을 향해 입 냄새 공격을 던집니다. 갑작스런 임 냄새 공격에 엄마가 멈칫한 사이, 이때를 놓칠 수 없다는 듯 망토는 입을 있는 힘껏 벌리고 포효하는 호랑이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기지개를 켜다 말고 우뚝 선 카오스 대장.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망토는 시치미를 뚝 뗀 얼굴로 모른 척하다, 이 기세를 몰아 2단 공격에 들어갑니다. 엄마 얼굴에 정면으로 박치기를 하는 거죠. 망토 표정이 꼭 “헤헤, 엄마 나 잘했죠?” 하며 배실배실 웃는 듯합니다. 뿔 대신 보들보들한 털로 덮인 고양이 이마 박치기는 사실 공격보다 서로를 어루.. 2011. 10. 17.
고양이의 명당자리, 하늘에서 바라보니 가을이 깊어가면서, 바람도 쐬고 햇빛도 쬘 겸 베란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스밀라입니다. 한 발씩 앞으로 쭈욱 뻗고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귀여워서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고양이와 눈맞춤할 수 있는 정면 쪽에서 서로 마주보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고양이의 옆태를 관찰할 수 있는 자리도, 동그랗게 식빵을 구운 등허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하늘 자리도 좋아요. 혹시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올라올까 싶어 바닥에 깔아놓은 수건이 2장이 되니, 굳이 도톰한 부분으로 옮겨앉아 식빵을 굽는 스밀라입니다. 하늘에서 바라보니 푸짐한 엉덩이가 꽤나 묵직해 보이지만 실은 다 '털'입니다. 인기척을 느낀 스밀라가 안테나 수염을 하늘로 치켜올리며 저를 힐끗 바라봅니다. "응?" 하는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고양이의 수염은 그냥 .. 2011.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