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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용기를 주는 '길고양이의 도약' 불화의 시왕도(十王圖)에 나오는 10가지 지옥 중에서 ‘협산지옥’이란 곳이 있습니다. 두 개의 산 사이에 사람을 놓고, 두 산을 밧줄로 잡아당겨 점점 간격을 좁혀가면서 가운데 낀 사람을 짓눌러 압사당하는 고통을 주는 지옥입니다. 저도 가끔 협산지옥에 마음이 눌린 것처럼 묵직한 중압감에 마음이 짓눌릴 때가 있습니다. 짓눌린 마음이 터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압박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날은, 숨 쉬는 매순간이 지옥입니다. 마음의 지옥에 갇힐 때마다 저는 나무 타는 길고양이를 생각합니다. 길고양이가 사는 곳은 지상의 땅 중에서도 가장 낮고 으슥한 곳입니다. 하지만 그런 고양이들도 높은 곳을 향해 도약할 때가 있습니다. 고양이가 뒷발로 서서 앞발을 나무에 딛고 하늘을 바라보면, ‘준비 끝’이라는 신호.. 2009. 3. 27.
일본 '카페 란포'의 안경고양이, 료스케 안경 쓴 고양이 료스케를 아시나요? 고양이 마을로 유명한 됴쿄의 야나카에서 ‘카페 란포’의 간판고양이 료스케를 만났습니다. 일본에서는 가게의 상징이 된 유명한 고양이를 가리켜 ‘간판고양이'라 부르더군요. 아마도 '간판스타' 같은 개념인 듯합니다. 15살 먹은 할아버지 고양이 료스케는 근엄한 얼굴로 기념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주인장 할아버지와 함께 늙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니,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저도,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지만, 아마 그럴 수 있으려면 자영업을 해야겠지요. 카페 주인장 할아버지는 일본 추리소설가 에도가와 란포의 열렬한 팬이어서, 찻집 이름도 아예 ‘란포’로 지었다고 합니다. 그런 까닭인지, 벽 곳곳에 란포와 .. 2009. 3. 26.
난민보트 탄 길고양이, 따뜻한 우정 아슬아슬, 좁은 환풍기 위에 고양이 네 마리가 몸을 기대고 휴식을 취한다. 발아래 드넓게 펼쳐진 나무덤불은 잔잔한 바다를 닮았다. 갑작스레 펼쳐진 초록빛 바다에 홀려 고양이가 있는 쪽을 본다. 혹시나 땅바닥으로 떨어질세라 몸을 붙여 앉은 고양이들은, 조그만 난민보트에 몸을 싣고 바다를 떠도는 것처럼 보인다. 옹색하게 붙어앉은 모습도 그렇지만, 눈치 보며 여기저기로 도망 다니다 삶을 마감하는 길고양이 신세를 생각하면, 나라를 잃고 떠도는 난민 신세에 견주어도 크게 어색함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이것도 인간의 관점에서 고양이의 형편을 상상하는 것일 뿐이다. 정작 당사자인 길고양이의 표정은 천연덕스럽기만 하다. 친구들과 나란히 햇볕을 나누는 즐거움을 생각하면, 이 정도 비좁음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는 표정이.. 2009. 3. 25.
거문도고양이를 위한'100픽셀 프로젝트'참여자 134분,감사합니다. 거문도 고양이 사진전 중 공동 모자이크사진전에 참여할 100픽셀 사진을 보내주신 분들의 명단을 정리했습니다. 2월 18일부터 3월 9일까지였는데, 사진 편집하는 사이에 몇 분이 더 보내 주셔서 19일분까지 접수했습니다. 총 133분께서 2641장의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후반부에 받은 사진들은 편집이 안된 채로 보내주신 게 많은지라, 틈틈이 편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거 같구요. 모자이크사진이 완성되는 대로 블로그에 공개하면서 그때 5분을 추첨해 고양이 액자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참여자분들의 명단은 닉네임/성함을 함께 알려주셨을 경우 닉네임을 우선 명기했습니다. (혹시 실명을 적는 걸 불편해하는 분이 있을지도 몰라서..) 신지영 http://blog.naver.com/shinpd72 정주혜 .. 2009. 3. 24.
길고양이 입양 3년, 내가 배운 것 “길고양이와 집고양이 종류가 따로 있나요?” 얼마 전 이런 질문을 듣고 조금 놀랐습니다. 길고양이 중에는 털 짧은 한국 토종묘가 많습니다. 반대로 펫숍 등에서 판매하는 고양이는 이른바 ‘품종묘’가 대부분이지요. 그래서 질문을 한 분도 집고양이, 길고양이 종자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하지만 곱게 자란 집고양이도 버려지거나 길을 잃으면 길고양이가 됩니다. 반대로 길고양이도 새로운 가정을 만나 입양되면 집고양이가 되지요. 길고양이나 집고양이 모두 살아가는 환경만 다를 뿐, 고양이라는 본질은 같습니다. 첫 만남 때, 퀭한 눈매의 스밀라. 2006년 7월 처음 만나, 저와 함께 3년 가까이 함께 살고 있는 스밀라도 길고양이였습니다. 장마철에 길에서 헤매던 스밀라는, 구조된 후에 한 차례 입양과 파양을 거.. 2009. 3. 24.
하품하는 길고양이, 요괴가 아니에요 길고양이를 찍다보면 하품하는 녀석들이 있어요. 저는 참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찍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고양이가 하품하는 모습이 무섭게 보이기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 방송사에서 고양이 하품하는 모습과 앙칼진 울음소리를 인위적으로 합성해 내보낸 방송을 보고 나서, 그런 우려는 더 커졌지요. 길고양이의 하품은 그냥 생리적인 현상일 뿐이지만, 음산한 효과음까지 넣어 엉뚱하게 요괴 같은 이미지로 부풀려서는 보여주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거문도 고양이가 하품하는 모습을 찍었어요. 이 녀석은 하품할 때나 안할 때나 눈 크기가 거의 같아요;; 물론 날카로운 이빨에다가, 하품하느라 옆으로 가늘게 찢어진 눈매를 보면 고양이에게 친숙하지 않은 사람은 '헉,무섭다' 하고 생각할 수도 .. 2009.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