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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탑북] 레이아웃 변경이 자유로운 포토북 포토북 제작 사이트 '스탑북'에서 일본여행을 주제로 바인더북 형식의 포토로그북을 만들어봤다. 처음에는 다른 포토북 사이트처럼 정해진 틀에 사진을 흘려넣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만들어보니 예상했던 것과는 달랐다. 이를테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기성복 가게인 줄 알고 갔다가, 의외로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많아 놀라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머릿속에 원하는 그림이 있다면, 어느 정도 그 그림의 근사치까지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하나의 레이아웃을 선택하면 편집이 끝날 때까지 그 레이아웃 속에서 편집해야 하지만, 스탑북에서는 한 가지 레이아웃 속에서도 각각의 페이지 디자인 변경이 비교적 자유롭다. 페이지 디자인을 스킨 개념으로 적용해서, 마음에 드는 스킨을 클릭하면 지금 편집 중인 페이지의 디자인만 변.. 2009. 1. 12.
스밀라가 삼킨 끈 스밀라가 아침부터 계속 뭔가를 토하려고 하는데, 시원하게 토해내질 못하고 위액만 자꾸 뱉어냈다. 사람이면 등을 두드려주기라도 할 텐데, 고양이에겐 역효과만 날 것 같아서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몇 번 시도하다가 결국 헤어볼을 토해내곤 했는데, 어쩐지 오늘은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가며 위액을 토하는 스밀라를 따라다니면서 토한 자리를 닦아내고 계속 동태를 주시하는데, 이번에는 컴퓨터 뒤 구석진 자리에 들어가더니 꿀럭꿀럭 뭔가를 토해낸다. 평소 헤어볼 색깔은 옅은 황토색인데, 이번에는 왠지 색깔이 불그스름했다. 뭔가 싶어 들여다보다가 질겁했다. 가느다란 끈이었다.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 포장한다고 사온 너비 5mm 정도 되는 끈이 있었는데, 그걸 갖고 놀다가 삼켜.. 2009. 1. 11.
역사소설의 외피를 쓴 사랑과 구원의 이야기,《밤은 노래한다》 여수에서 밤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밤은 노래한다》를 읽었다. 소음을 지워줄 3M 귀마개를 손가락 끝으로 돌돌 말아 귓구멍에 쑤셔 넣고, 켜나마나한 노란 불빛이 흘러나오는 보조등을 켜고서. 객차 안의 불빛은 어두웠고, 창밖도 어두웠고, 내 마음도 어두웠다. 밤의 노래에 몰입할 조건은 충분히 갖춰진 셈이다. 덜컹거리는 기차는 타임머신처럼 시간을 서서히 거슬러 올라, 1930년대 만주의 어둠 속에 나를 내려놓는다. 《밤은 노래한다》는 1930년대 만주에서 실제로 일어난 이른바 ‘민생단 사건’을 토대로 한 소설이다. 500여 명에 달하는 혁명가들이, 서로를 처단해야 할 민생단이라 주장하며 살해했던 비극적인 사건. 한데 역사소설의 외피를 입고 있으나 내겐 이 책이 연애소설로 읽혔다. 연애라고는 하나.. 2009. 1. 10.
새건 다 내꺼 쓰던 요를 슬슬 바꿔야할 때가 된 것 같아서 뭘 사나 고민하다가 3단 메모리폼 요를 주문해봤다. 3단으로 접을 수 있어서 보관하기도 편할 거 같고, 무게도 가볍다고 그래서. 표면에는 스웨덴 전통공예품인 말 그림이 인쇄되어 있다. 배달된 3단 요를 거실 바닥에 펼쳐 보고 너무 얇지는 않은지, 화학 약품 냄새는 나지 않는지 시험삼아 잠깐 누워있다가 일어나니, 요 한 귀퉁이에 스밀라가 이러고 있다. 교자상 밑 동굴에 누워있다가 얼굴만 슬그머니 요 위에 걸친 거다. 새 물건은 다 내꺼다 싶은지, 입술 가장자리를 부벼 냄새를 묻히고 한 자리 차지한 채 누웠다. 어찌나 의뭉스럽게 누워있는지, 그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기록해둔다. 2009. 1. 7.
천성명 작품집 천성명 작가의 작품집이 나왔다. 200쪽 미만에 정가 6만원이라 가격이 좀 세지만, 사고 싶다. 그의 작품을 좋아해서 그와 관련된 자료를 모으기도 하지만, 이번 책은 단순히 전시 결과를 도록으로 묶어내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방식의 전시이기 때문이다. 이는 작가와의 인터뷰에서도 확인한 점이다. 설치작품을 하는 작가들의 괴로움이란, 전시가 끝나면 작품의 실체도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연극적 무대를 중시하는 천성명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머릿속에 그린 이야기의 전개를 온전히, 영구히 남길 수 있는 매체가 필요했을 것이다. 갤러리 터치아트에서는 주목할 만한 작가들의 전시를 유치한 후에 작품집으로 출간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꼭 필요한 일이기는 하나, 수요가 적으므로 공급가가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독.. 2009. 1. 6.
눈꽃세상에서 뛰노는 '바람마을' 양떼들 하얀 눈꽃세상 위에서 뛰노는 양떼들의 모습은 어떨까? 평창송어축제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대관령 '바람마을'이 있다. 바람마을은 원래 '의야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좀 더 부르기 쉽고 친근감이 가는 바람마을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의야지란 '의로운 사람들이 사는 마을' 정도의 뜻이었다고. 새로운 이름인 바람마을에는 '바람이 많이 부는 청정지역'이라는 뜻도 있지만, 세계적인 체험마을을 꿈꾸는 의야지 사람들의 '바람'이 담긴 곳이라는 뜻도 있단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해서 농촌의 경제난을 극복하려는 강원도민의 노력은, 평창송어축제처럼 겨울 한철 열리는 행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람마을'에서는 사계절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고 관광객을 불러모은다. 눈이 없는 여름과 가을철에는 풀썰매.. 2009.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