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로이드 고양이] 104. 갈림길 앞에 선 고양이 아무 생각 없이 타박타박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오른쪽 길도, 왼쪽 길도 색깔만 다를 뿐 똑같아보여서 무심코 발길을 오른쪽 길로 돌려 봅니다. 오른쪽 길로 가면서도 마음 한 구석엔 '왼쪽 길은 어떨까?' 궁금증이 생깁니다. 어쩐지 가보지 못한 왼쪽 길에는 더 재미난 삶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관성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대개 가던 방향대로 가게 됩니다. 한번 내린 결정을 바꾸기도 그렇고, 되돌아가자면 다리도 아플 테고 지금까지 걸은 거리를 생각하면, 맨 처음 갈림길로 다시 가긴 귀찮거든요. 그러나 호기심도 모험심도 다 수그러들고, 돌아가기엔 너무 오랜 시간을 길에서 허비한 후에야, 가보지 못한 길을 생각하며 쓰러져 후회합니다. '그때 그 길로 다시 가야했던 게 아니었을까? 지금은 너무 늦었.. 2010. 12. 5. 단풍잎 융단을 만끽하는 고양이 둥글게 움츠린 고양이의 등짝이 어쩐지 추워보이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이제 단풍이라곤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의 희미한 붉은색으로만 느낄 수 있을 따름입니다. 한때 붉게 물들었다 잿빛을 띤 분홍색으로 변하는 단풍잎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있는 힘껏 불태우고 아무 미련 없이 이 세상과 작별하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머물렀던 시간을 '소풍'이라고 표현했던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소풍 가던 날의 들뜬 마음을 접고 가만히 이 땅으로 내려앉은 낙엽들이 마른 땅에 따스한 융단을 만들어줍니다. 그 융단을 즐거이 이용해 주는 것은 동네 고양이입니다. 노란 치즈 얼룩무늬가 예쁜, 통통한 겨울 고양이입니다. 등산객의 인기척이 들려도 한번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담담한 표정으로 단풍잎 융단을 만끽합니다. 융단 .. 2010. 12. 3. 스밀라를 위한 겨울용 실내 잔디밭 얼마 전 서울에 눈다운 눈도 내리고, 이제 완연한 겨울로 접어든 듯합니다. 거실에도 보온을 위해 원형 러그를 깔아두었는데, 스밀라가 그 위로 냉큼 올라갑니다. 자기를 위해 깔아놓은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베란다에서 햇빛을 쬐기엔 좀 싸늘해진 날씨여서, 거실에서 뒹굴뒹굴하면서 햇빛 쬐라고 가만히 둡니다.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온 햇빛에 나른해지는 고양이의 하루입니다. 이제 이곳이 스밀라의 겨울 잔디밭이 되었습니다. 스밀라의 초록색 눈동자와 어울리는 연두색 러그여서, 잔디밭 분위기가 물씬 나네요. 스밀라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마음이 한가로울 때 하는 '수퍼맨 자세'를 취합니다. 몇 달 전 '고양이 정원' 취재를 갔다가 분양받은 캣글래스 화분을 스밀라가 무척 좋아해서 조만간 베란다에 진짜 고양이 정원을.. 2010. 12. 2. 안기는 게 귀찮은 고양이를 위한 쿠션 쓰다듬는 건 좋아해도, 사람 품에 안기는 건 귀찮아하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스밀라도 그렇답니다. 자발적으로 안겨오는 무릎 고양이는 포기한다해도, 안아줄 때 그대로나 있어주면 좋으련만, 스밀라는 오래 안겨있지 않습니다. 나도 스밀라를 안고 묵직한 충만감을 느끼고 싶고, 두근두근 뛰는 심장 소리도 듣고 싶고, 따뜻한 체온도 느끼고 싶은데…. 몇 번 시도해 봤지만, 한 2분 정도 안겨 있으면 ‘이것도 많이 참은 거다’ 하는 표정으로 몸을 뒤채면서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그리고 뒷발에 힘을 꾹 주면서 기어이 뛰어내리고 말죠. 제가 고양이를 안는 방식은 아기 안듯이 등을 받치고 눈을 마주보는 것인데, 그럼 고양이 입장에서는 몸이 뒤집힌 채로 눕는 것이 되니까 불안한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어쨌든 스밀라가.. 2010. 12. 1. 디카 속 프로젝터, 성능은 어떨까? 니콘 쿨픽스 S1100pj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디카와 프로젝터 기능을 하나로 합칠 수 있다면 어떨까? 조그만 액정화면으로만 보던 메모리 속 사진을친구들과 함께 큼지막하게 볼 수도 있겠고, 어두운 거리를 걷다가 하얀 담벼락을 만나면,그 벽을 영화관 삼아 나만의 영화를 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니콘 쿨픽스 S1100pj에 궁금증을 갖게 된 것도 다른 기능보다는 프로젝터 기능에 관심이 가서였는데요. 카메라를 입수하고 나서 몇 가지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1. 어두운 곳에서 얼마만큼 잘 보일까?니콘 쿨픽스 S1100pj의 프로젝터 밝기는 14루멘입니다. 얼마나 밝은 것인지, 혹은 어두운 것인지 수치상으로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가격비교 사이트에 올라온 피코프로젝터 가격을 검색해보니 시판 중인 보급형 피코.. 2010. 11. 30. 터치스크린을 채용한 디카, 니콘 쿨픽스 S1100pj 풀터치폰이 이미 보편화된 요즘, 디지털카메라에도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니콘 쿨픽스 S1100pj이 가장 크게 내세우는 것은 빌트인 프로젝터 기능이지만 그 외의 다른 성능에 대해서도 궁금할 법한데요. 카메라 전면에 부착된 스티커와, 기타 부연설명에 이 카메라의 주요 기능이 거의 다 나와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간략히 살펴보면 1400만 화소급 촬영이 가능하며, RAW파일은 아쉽게도 지원되지 않습니다. HD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손떨림 방지 기능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또한 5배줌, 28mm 광각렌즈 촬영을 지원하고 있네요. 일반적인 제원을 나열하기보다 한 달 동안 제품을 써 본 실사용자의 관점에서 흥미로웠던 요소부터 써 봅니다. 터치스크린 액정으로 놀이하듯 찍는 사진 책 넘기.. 2010. 11. 30. 이전 1 ··· 65 66 67 68 69 70 71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