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로이드 고양이] 102. 눈 뜨고, 귀 열고, 말하기
눈 가리고 3년, 귀 막고 3년, 입 막고 3년. 옛날 시집살이하는 며느리가 그랬다지요? 요즘에는 그런 자세를 요구하는 집도 거의 없겠지만요. 맨 처음 저런 조각을 본 것은 한 헌책방에서였는데 그땐 원숭이 세 마리가 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답니다. 동남아 어딘가에서 만들었음직한 분위기의 조각이었죠.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일본의 고양이 카페 앞에서 저 3인방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너희는 어디서 왔니? 물어보고 싶었지만, 겁에 질린 표정의 고양이 3인방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눈 가리고 3년, 귀 막고 3년, 입 막고 3년'의 자세는 약자로 취급받는 이들, 혹은 약자의 상황에 공감하는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취하는 방어 자세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나는 아무 힘이 없는데, 눈에 보이기는 하니 마..
2010. 11. 15.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어머니가 무릎이 아파서 걸을 수 없다 하셔서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슬개골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는데 엑스레이로는 정확한 판독이 어려워 MRI를 찍었어요. 예순이 넘으셨지만 언뜻 보기엔 50대로 보일 만큼 건강하셨는데, 관절이 좋지 않으셨나 봐요. 사진을 찍으러 다닐 때면 어머니도 바람 쐴 겸 함께 다니자고 하셔서 그러곤 했는데, 비탈진 길을 걷거나 짐을 함께 들어주거나 하는 일이 어머니껜 무리였나 싶어서 마음도 무겁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네요. 물리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데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건강할 때 같이 여행도 가자 그러셨는데... 이래저래 착잡한 마음이 듭니다. *탐진강님, 세계유산님, 아비님, 비비안과함께님, 소풍나온 냥님, 고양사랑님, 고돌칠미키님, MAR님 Desert Rose님,..
2010.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