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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에 실려 전해오는 대나무의 춤사위-‘이응노 대나무그림’전 May 24. 2002 | 평창동 이응노미술관에서는 6월 15일까지 ‘이응노 대나무 그림’전을 개최한다. 고암 작품세계의 근간이 된 대나무 그림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고암이 1958년 55세의 나이로 도불한 후 작고하기 전까지 그린 대나무 그림 63점을 선별해 1, 2차 전시로 나눈 것. 지난 12일 끝난 1차 전시에 이어 나머지 작품이 소개된다. 고암 이응노의 작품세계를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품은 1960, 70년대의 문자추상이나 1980년대의 군상 연작이지만, 정작 고암이 평생을 벗삼아 그렸던 대나무 그림을 주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고암 작품세계의 근간 이루는 대나무 그림 그러나 청년 고암이 해강 김규진 문하에서 동양화를 배울 때 썼던 호가 죽사(竹史)였으며, 1927년 조선미술전.. 2002. 5. 24.
해부대에서 걸어나온 인체미학의 정수-'인체의 신비'전 May 17. 2002 | 기원전 1세기경의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는 “인체는 비례의 모범형이다. 팔과 다리를 뻗으면 완벽한 기하형태인 정방형과 원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정밀한 인체비례를 실물인체표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체의 신비전’이 국립서울과학관 특별전시장에서 2003년 3월 2일까지 열린다. 사후 기증된 실물 인체를 특수처리한 표본들은 그림이나 모형과는 달리 생동감이 넘친다. 역동적 자세로 살아 숨쉬는 듯한 인체표본 ‘인체의 신비전’은 1997년부터 세계 11개 도시에서 8백5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전시로, 한국전에서는 전신표본 20여 점, 장기표본 1백50여 점을 비롯해 토끼, 닭, 오리 등 동물의 혈관표본도 함께 선보인다. 인체표본들은 피부를 걷어내고 다양한.. 2002. 5. 17.
공간을 재해석하는 건축과 의상의 만남-‘바디 인 스페이스’전 May 17. 2002 | 인간의 몸을 가장 가까이 둘러싸고 보호하는 사물이 옷이라면, 그 인간을 다시 품어 안는 것은 건축의 몫이다. 쌈지스페이스 1∼3층에서 6월 2일까지 열리는 ‘바디 인 스페이스’전은 이렇듯 밀접한 신체와 공간의 관계를 의상과 건축이란 매개물로 풀어냈다. 이번 전시는 Shin's라는 이름의 회사를 공동창립하고 활동중인 패션디자이너 신혜리와 건축가 신형철 남매의 협동작품이다. Shin's의 의상은 바느질을 하지 않고, 빛과 외부형태가 희미하게 투과되는 스폰지 천을 가늘게 절단해 서로 붙이거나 엮는 등, 의상제작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깨뜨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이들 작품의 참맛은 특이한 제작방식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의상은 물질이 아닌 ‘공간’ Shin's는 속이 빈 .. 2002. 5. 17.
보고 만지고 느끼는 유쾌한 상상세계 - 브루노 무나리전 May 10. 2002 | 달리의 나른한 시계처럼 제멋대로 구부러진 포크, 나비의 날갯짓에서 생겨난 바람을 이용한 선풍기, 접어서 갖고 다니며 기분 내킬 때 감상할 수 있는 조각… 하나같이 기발한 이 작품들은 5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브루노 무나리’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래픽 아트, 제품디자인,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등 무나리의 예술세계를 집대성한 2백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벼움의 미학 창출한 넌센스 디자인의 마술사 무나리는 1920년대 후반 미래파 작가들과 교류하며 순수미술가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디자인으로 영역을 넓혀 이탈리아 디자인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다. 디자인 현장뿐 아니라 저술 및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던 그를 가리켜 .. 2002. 5. 10.
예측 불가능한 물물교환 게임-Reflection & Refraction전 May 10. 2002 | 5월 14일까지 관훈동 갤러리 보다에서는 제6회 ‘녹음방초 분기탱천’ 당선작 Reflection & Refraction전이 열린다. 갤러리 보다가 1997년부터 매년 주최해온 그룹공모전 ‘녹음방초 분기탱천’은 젊은 작가들이 선호하는 등용문 중 하나. 박지은, 안세은, 이주은, 주영신 등 4명의 공동작업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작품의 개별적 아우라를 해체하고, 나아가 작가와 관람자의 역할을 모호하게 만드는 독특한 구성으로 눈길을 끈다. 아무도 마지막을 예측할 수 없는 연극처럼 Reflection & Refraction전은 2막으로 구성된 짤막한 연극을 연상케 한다. 그 연극의 제 1막에서, 서로 다른 소재를 갖고 작업해온 네 작가의 작품은 공동작업을 통해 하나의 개체로 융합된다... 2002. 5. 10.
솔 르윗, 곡선의 미학에 풍덩 빠지다 May 03. 2002 |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의 대가 솔 르윗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5월 26일까지 청담동 줄리아나 갤러리에서 열리는 솔 르윗 근작전을 보고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1990년대 이후 최근까지 10여 년 간 제작된 솔 르윗의 조각, 드로잉, 판화 등 전시된 25점의 작품 속에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 한 격자 모양 조형물이 자취를 감춘 탓이다. 특히 현란한 원색이 꿈틀거리는 부정형 조각 ‘Splotch’의 등장은 파격적이다.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의 대가 솔 르윗의 현재 이같은 변화가 이색적인 것은 솔 르윗이 기하학적 도형과 직선적 요소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창작활동에서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솔 르윗은 추상표현주의 시대에 작가의 아우라를 형성했던 마띠에르 중심의 조형언어를 .. 2002.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