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녀온 다음날 아침, 고양이의 표정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2박 3일간 여행을 다녀오느라 집을 비웠더니, 스밀라가 서운했던 모양이다. 어제 저녁 10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도착해서 짐 먼저 책상 위에 풀어놓고, 너무 피곤해서 정리도 안 한 채로 잠이 들었더니 아침에 스밀라가 저러고 있다. 3일 동안 몸에 지니고 다녔던 귀중품 보관지갑인데, 아예 베개 삼아 깔고 앉았다. 샐쭉한 표정이 '도대체 어디 갔다 온 거야?' 하는 듯하다. 모른 척, 못본 척 나와 눈을 맞추지 않고 있지만, 사실은 알고 있다. 책상 위에서 저 자세로 누워 나를 내려다보면서 '언제쯤 일어나려나'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무심한 듯 누워있지만 귀만은 이쪽으로 돌리고, 키보드를 치는 내 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있다. 올 한 해는 그간 계획만 해두었던 .. 2013. 6. 19. 원반형 스크래처를 본 스밀라의 반응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직장을 다닐 때면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한참 후에나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곤 했는데,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요즘은 여행의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간단하게라도 정리해두고 싶다. 그러고보니 정작 스밀라 사진이랑 글은 드물게 올라가는 듯하다. 스밀라를 좋아하는 분들은 서운하실 듯하여 오래간만에 스밀라 소식 투척. 스밀라는 이제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나보다도 연장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잘 놀고 고맙게도 크게 나쁘지 않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3개월마다 검진을 다녔던 병원도 각종 수치가 안정적으로 되면서 6개월에 한 번씩만 정기검진을 받아도 괜찮다는 진단을 받은 지 1년쯤 되어간다. 다만 지난 달 검진에서 약간의 고칼슘혈증 증상이 있어 칼슘 수치에 대한 지속적인 관.. 2013. 6. 15. 해안선이 아름다운 비양도의 동물들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제주도 안에서도 아담한 섬의 느낌이 나는 곳을 돌아보고 싶어서 선택했던 비양도. 비양봉에 올라 보는 풍경도 시원했지만, 만약 비양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해안을 여유있게 돌아보는 쪽을 권해드리고 싶다. 비양봉도 오르고 해안도 돌아보려면 제법 시간이 걸리기 때문. 비양도에는 배가 하루에 세 차례만 들어오기 때문에, 오전 9시 배로 들어온 사람은 12시 16분 배로 나가거나 오후 3시 16분 배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오후 3시까지 머물기엔 시간이 좀 남고 12시 배로 나가기엔 시간이 빠듯했다. 바닷가에 발도 담가보고 쉬기도 할 생각이면 해안선을 따라 돌아보는 쪽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제주도의 현무암을 닮은 길고양이도 뚜벅뚜벅 걸어간.. 2013. 6. 14. 가파도 길고양이가 무더위를 피하는 방법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황금빛 들판은 어쩐지 가을에 어울리는 풍경이지만, 6월 초의 가파도에서는 아직 남아있는 보리밭 덕에 한 발 앞서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이 풍경도 며칠 지나지 않아 사라지고 빈 들판만 남겠지만, 그나마 이 풍경을 마음에 담아올 수 있어 기뻤다. 하지만 실제로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밭에서 느껴지는 가을 냄새와 달리, 이른 더위 때문에 내내 모자와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옷차림을 하고 걸어야 했다. 멀리서 걷고 있는 어머니 모습도 차양모자와 스카프, 마스크로 완전무장한 모습이다. 그래도 바닷바람이 불어줘서 더위 속에서 조금은 걷기가 수월했다. 사람이 더울 때면 고양이도 더위를 탄다. 보리밭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것만으로는 더위를 이길 수 없었던지 고양이는 시원한.. 2013. 6. 13. 자꾸 뒤돌아봐야 안심하는 길고양이들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인적이 드문 해안도로 쪽에서는 고양이를 만나기 힘들지만, 민가와 가까운 가파도의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길고양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녀석들이 자주 나타나는 곳은 항구와 가까운 민박 근처와 하동마을 쪽. 도시의 길고양이나 섬고양이나 사는 곳은 달라도 행동양식은 비슷해서, 사람을 보면 경계하고 일단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달아난다. 성급히 달려가면서도 꼭 한번쯤은 뒤를 돌아보곤 해서 달아나는 속도가 조금씩 늦춰지지만, 그래야만 안심되는 것이 또 고양이 마음인지라 그 절차를 건너뛸 수는 없다. 가파도 어디를 가더라도 돌담을 볼 수 있어서, 고양이들도 자연스레 돌담 사이로 혹은 돌담 곁으로 몸을 붙여 달아난다. 돌담 뒤에 숨어서 동네 주민들의 모습을 훔쳐보던 또.. 2013. 6. 12. '고양이 섬' 가파도의 살가운 길고양이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모슬포항에 도착하면 가파도와 마라도 중에 어느 섬을 가볼지 갈등하게 된다. 하지만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광고로 유명해져 거대 관광지처럼 되어버린 마라도보다는 소담한 가파도가 마음에 끌렸다. 제주올레 코스를 완주하기는 힘들 것 같고, 길을 잃거나 지칠 부담없이 가볍게 돌아볼 수 있는 올레길을 짚어보다 선택한 곳이 가파도였다. 청보리밭축제로 유명해진 섬이지만, 어머니와 내게는 '고양이 섬'의 추억을 안겨준 곳이 되었다. 제주를 여행하며 만난 녀석들 중에 가장 살가운 길고양이를 이곳에서 만났으니까. 섬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녀석 외에도 서너 마리 고양이를 더 만날 수 있었다. 여행을 정리하면서 돌아보니 그날 아침 가파도행 배를 선택한 것이 더 나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2013. 6. 11.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3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