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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때를 벗기듯 속시원한 소통의 장 - 나의 아름다운 빨래방전 Jul. 05. 2002 | 관훈동 한 골목어귀에 위치한 지하전시장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 안에 무료 빨래방이 들어섰다. 내부에는 최신형 드럼세탁기 2대, 빨래바구니, 때가 쏙∼ 빠진다는 ‘비트’, 표백제와 섬유린스, 심지어 다림판과 다리미까지 구비됐다. 비록 합판으로 사방을 두르고 창에는 블라인드를 친 빨래방 외관은 공사장 간이숙소처럼 황량하지만 말이다. 작가 오인환(38)이 7월 12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나의 아름다운 빨래방, 사루비아’에서는 무료세탁을 해주는 대신, 아무나 손님으로 받지 않는다. 참여자격은 대한민국 성인 남성에게만 주어지며, 사전에 세탁희망일자를 적은 참여신청서를 작성해 빨래방에 제출해야한다. 주문이 까다로운 남성전용 빨래방 일단 선정이 되더라도 통과절차는 아직 남아있다.. 2002. 6. 5.
훼손된 육체에 새긴 자기치유의 노정-루이즈 부르주아전 May 31. 2002 |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6월 30일까지 프랑스 출신의 페미니즘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91)전이 열린다. 부르주아는 사생활이 문란했던 아버지 때문에 상처받은 유년기의 기억을 치유하기 위해, 섹슈얼리티와 젠더의 문제에 깊이 천착해온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손바느질로 만든 섬유조각 ‘부부’, ‘모자상’을 비롯한 근작 20여 점이 전시된다. 신체 이미지를 매개로 고통을 정면돌파하기 “나는 작품을 통해 두려움을 다시 체험하고 거기에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그것을 제어할 수 있다."는 부르주아의 말처럼, 그가 자전적 작품을 제작하는 행위는 고통을 향해 정면돌파를 시도해 안식을 얻는 일종의 치유의식과 같다. 예컨대 억압 속에 갇힌 인간을 형상화한 ‘밀실’(2000)은 작가의 트라.. 2002. 5. 31.
삶의 본질 파헤치는 사실주의적 시선-이상원전 May 31. 2002 | 사실주의 화풍의 한국화가 이상원(67) 개인전이 인사동 갤러리상에서 6월 1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소외된 노인들의 주름진 삶을 그린 ‘동해인(東海人)’연작과 농촌의 황량한 풍경을 담은 ‘향(鄕)’연작 등 35점이 소개된다. 이상원은 간판그림과 초상화로 생계를 유지하다 불혹의 나이에 순수미술가로 전향한 이력을 지녔다. 안중근 의사 영정, 박정희 대통령 초상 등을 위탁받을 만큼 뛰어난 묘사력을 인정받았지만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한 탓에 학력·인맥을 중시하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1998년 연해주 주립미술관과 중국미술관, 1999년 러시아 국립러시안뮤지엄, 2001년 상하이미술관 초대전 등에서 개인사적 배경과 상관없이 작품만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버려지고 잊혀진.. 2002. 5. 31.
빛과 색으로 그려낸 한국의 얼굴-‘한민족의 빛과 색’전 May 24. 2002 | 서울시립미술관이 지난 5월 17일 서소문 구 대법원 자리에 이전 개관했다. 1927년 건립된 대법원 건물의 역사성을 고려해 전면 벽체는 보존하고 내부를 신축해 1900년대와 2000년대의 조우를 표현했다. 새 미술관 은 건평 4천여 평에 지상 3층, 지하 2층 규모로 6개의 전시실, 자료실, 아트샵, 2백80여 평의 수장고, 옥상무대 ‘하늘마당’등을 갖춘 문화체험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색에 담긴 한국문화의 고유성 탐구해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개관을 기념해 ‘한민족의 빛과 색’, ‘천경자의 혼’ 등 2건의 전시를 개최한다. 이중 7월5일까지 열리는 ‘한민족의 빛과 색’전은 단순히 근·현대미술의 영역만을 다루지 않고 일상적인 삶의 현장, 전통문화 속에서 발견되는 색채미학까지 포괄했.. 2002. 5. 24.
묵향에 실려 전해오는 대나무의 춤사위-‘이응노 대나무그림’전 May 24. 2002 | 평창동 이응노미술관에서는 6월 15일까지 ‘이응노 대나무 그림’전을 개최한다. 고암 작품세계의 근간이 된 대나무 그림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고암이 1958년 55세의 나이로 도불한 후 작고하기 전까지 그린 대나무 그림 63점을 선별해 1, 2차 전시로 나눈 것. 지난 12일 끝난 1차 전시에 이어 나머지 작품이 소개된다. 고암 이응노의 작품세계를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품은 1960, 70년대의 문자추상이나 1980년대의 군상 연작이지만, 정작 고암이 평생을 벗삼아 그렸던 대나무 그림을 주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고암 작품세계의 근간 이루는 대나무 그림 그러나 청년 고암이 해강 김규진 문하에서 동양화를 배울 때 썼던 호가 죽사(竹史)였으며, 1927년 조선미술전.. 2002. 5. 24.
해부대에서 걸어나온 인체미학의 정수-'인체의 신비'전 May 17. 2002 | 기원전 1세기경의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는 “인체는 비례의 모범형이다. 팔과 다리를 뻗으면 완벽한 기하형태인 정방형과 원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정밀한 인체비례를 실물인체표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체의 신비전’이 국립서울과학관 특별전시장에서 2003년 3월 2일까지 열린다. 사후 기증된 실물 인체를 특수처리한 표본들은 그림이나 모형과는 달리 생동감이 넘친다. 역동적 자세로 살아 숨쉬는 듯한 인체표본 ‘인체의 신비전’은 1997년부터 세계 11개 도시에서 8백5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전시로, 한국전에서는 전신표본 20여 점, 장기표본 1백50여 점을 비롯해 토끼, 닭, 오리 등 동물의 혈관표본도 함께 선보인다. 인체표본들은 피부를 걷어내고 다양한.. 2002.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