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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화로 읽는 끈끈한 삶의 현장 Apr. 19. 2002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를 맞이해 7월 14일까지 ‘조선시대 풍속화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풍속화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신윤복·김홍도·김득신의 작품을 비롯한 16∼19세기 풍속화 1백 40여 점이 선보인다. 궁중·관아의 행사기록화, 문인들의 계회도와 사인풍속화 등, 기존에 풍속화의 범주에 넣지 않았던 작품들도 대거 소개됐다. 18세기 후반에 치우친 기존 풍속화를 넘어 다양한 계층의 생활사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출품작은 4가지 주제로 분류됐다. 유교적 질서가 지배하는 현장을 담은 ‘정치와 이상’, 사대부의 일상을 그린 ‘아취와 풍류’,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포착한 ‘생업과 휴식’, 감로탱화와 무속세계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2002. 4. 19.
찬란한 금빛으로 빚어낸 비잔틴 문화의 정수 Apr. 19. 2002 | 경건한 신앙을 바탕으로 만개했던 비잔틴 미술의 종교적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그리스 성화들이 국내에 소개된다. 분당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6월 16일까지 열리는 ‘천상의 빛-그리스 포스트 비잔틴 성화전’에서는 화려한 금박 위에 수를 놓듯 꼼꼼하게 그려낸 성인들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유치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리스 베나키 박물관이 소장한 비잔틴 시대 이후 15∼18세기의 성화 47점이 전시된다. 예배보듯 경건함을 담아 그려낸 성화들 전시된 성화는 15세기부터 18세기 사이에 크레타와 이오니아의 섬에서 활동한 크레타 화가들의 작품으로, 그리스 비잔틴 미술의 엄격한 종교적 양식을 이어받았다는 의미에서 ‘포스트 비잔틴’ 양식으로 통칭된다.. 2002. 4. 19.
근대미술 1백년 사에 담긴 격조와 해학 Apr. 12. 2002 | 화랑가를 돌다보면 전시장에 걸린 수많은 작품 속에서 한국적인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는 국내외 미술계에서 통용되는 조형언어가 영상·설치 등 특정 분야에 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장르로 구별되는 한국성이 아니라, 한국미술에 내재된 보편적 정서를 포착한다면 장르의 문제를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호암갤러리에서 5월 12일까지 열리는 ‘격조와 해학전’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듯하다. 이 전시는 서구화풍과 재료가 도입된 20세기 초를 근대미술의 시발점으로 삼는 대신, 근대정신이 발아한 시기와 그 정신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실학이 만개한 19세기 중엽부터 1960년대까지가 근대미술기로 설정됐다. 이하응, 민영익, 장승업, 김환기, 김기창, 박수근, 이중섭 등.. 2002. 4. 12.
히드라에서 사이보그로 진화한 여전사, 이불 Apr. 05. 2002 | 대중문화에서 차용한 키치 이미지로 억압적 현실을 풍자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아온 이불 개인전이 열린다. 5월 5일까지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 미공개작인 ‘히드라’와 제48회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 ‘속도보다 거대한 중력’, 최근작인 사이보그, 몬스터 연작 등 7점이 출품된다. 또한 1989년부터 1996년까지의 퍼포먼스 비디오도 상영돼 이불 작품세계의 발전과정을 짚어볼 수 있다. 도발적 화법으로 억압에 대한 자각 일깨워 이불은 페미니즘 미술이 부재했던 한국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몸을 이용한 도발적 퍼포먼스로 여성문제에 대한 재인식을 촉구해왔다. 알몸으로 쇠사슬에 묶인 채 거꾸로 매달린 퍼포먼스 ‘낙태’(1989)는 이불식 직설화법의 대표적 예.. 2002. 4. 5.
만화주인공의 몸에 투사한 변신의 욕망-‘판타지 앤 일루전’전 Apr. 05. 2002 | 코스프레. 만화주인공과 똑같은 복장을 하고 만화 속 장면을 연출하는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를 일본식 약자로 일컫는 표현이다. 관훈동 갤러리창에서 4월 9일까지 열리는 김학민의 네 번째 개인전 ‘판타지 앤 일루전’전은 이 코스프레를 소재로 한 전시다. 《키즈아토》의 메이드, 《카논》의 마이, 《블랙 매트릭스》의 미제트 등 유화로 재현된 깜찍하고 발랄한 만화주인공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사실주의적 인체작업을 주로 해 온 김학민은 ‘딸기사라’란 닉네임으로 유명한 코스튬 플레이어 강지혜와 함께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강지혜가 직접 제작한 만화 캐릭터의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하면, 김학민은 무반사 유리 위에 그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유리 뒤에 디지털 이미지로.. 2002. 4. 5.
현대 생활디자인 명품들의 경연장-‘Less and more’전 Mar. 29. 2002 |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기금이 1980년부터 소장해온 현대 생활디자인 명품들이 국내에 대거 소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5월 3일까지 열리는 ‘레스 앤드 모어’전은 세계 유명 디자이너 90여 명의 작품 5백70여 점이 전시되는 대규모 디자인전이다. 알렉산드로 멘디니, 에토레 소트사스, 가에타노 페세, 제스퍼 모리슨, 악셀 쿠푸스, 필립 스탁, 드룩 디자인, 론 아라드,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작가들의 솜씨를 확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보다 더 단순하게, 혹은 보다 더 장식적으로 전시명 ‘레스 앤드 모어(Less and more)’는 20세기 초를 풍미한 모더니즘 건축가 미스 반 데 로어의 역설적 명제 ‘Less is more’에서 착안한 것으.. 2002.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