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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 식빵 굽던 '탄빵 고양이' 한옥을 개조해 찻집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에 들렀다가 만난 고양이. 사람을 겁내지 않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니 아마도 근처에서 키우는 외출고양이인 듯합니다. 담장 위에 앉아 식빵을 구운 모습을 보니 '코게빵'이라는 일본 캐릭터가 연상됩니다. 뜻을 따서 한국에서는 '탄빵'이라고도 부르는데, 저렇게 식빵 자세로 있으니 자연스레 빵 캐릭터 생각이 나는 것이지요^^ 사람을 전혀 개의치 않는 고양이는 거침없이 담벼락을 오르내립니다. 오래 전 옛날 사람과 고양이가 서로 평화롭게 살아가던 시절, 쌩쌩 달리는 차의 위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던 시절엔 이런 모습이 자연스러웠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오늘날 외출고양이로 살다 보면 뜻하지 않았던 위험에 직면하게 되기도 하니,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네요. 집과 멀어서 자.. 2012. 2. 28.
노점 아주머니의 길고양이 친구 회사 업무를 보러 가던 중에 길가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보니, 늦은 아침상을 받은 길고양이 한 마리가 눈에 보입니다. 근처 아주머니가 밥을 챙겨주고 계시네요. 고양이 이름은 야옹이. 자연스럽게 야옹아 하고 부르다가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겠지요. 근처 노점들은 아직 문을 열 생각도 않고 있는데 부지런한 아주머니는 남보다 먼저 일터에 나와 하루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이 시간에 출근하는 사람은 나하고 야옹이밖에 없어" 하며 웃으시는데 그 웃음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추운데 아침에 나오느라 힘들었지? 나도 추워서 나오느라 힘들었다." 하고 고양이에게 말을 건네는 아주머니. 야옹이도 아주머니 마음을 알고 있을까요? 아주머니와 야옹이 둘이서 열어가는 일터의 하루는 둘의 마음으로 조금 .. 2012. 2. 27.
스밀라에게 '쌍둥이 고양이' 만들어주기 집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스밀라가 놀아달라며 보채는 일이 잦아집니다. 오늘은 회사도 안 가는 줄 뻔히 아는데 얼른 나와서 놀아주고 쓰다듬어주라는 것입니다. 잽싸게 나오지 않으면 스밀라가 직접 문을 벌컥 열고 방으로 쳐들어오기도 합니다. 팔힘이 어찌나 센지, 문이 완전히 닫혀 있지 않으면 스스로 충분히 열곤 하네요. 빵끈 꼬아놓은 것을 던지며 놀아주면 좋아하는데, 가끔 환자를 너무 달리게 하는 건 아닌가 싶어 '오늘은 여기서 그만~' 하고 벽에 기대어 쉬게 합니다. 스밀라가 너무 좋아하기에 계속 빵끈으로 축구하기를 거듭했더니, 너무 뛰어서인지 숨을 할딱할딱 몰아쉬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그 정도로 가기 전에 멈추는 것이지요. 이사 온 집의 붙박이 신발장 옆에 거울이 있는데 거기가 시원한지 머리를 기댑니다.. 2012. 2. 26.
길고양이에게 위로받은 날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신 덕분인지, 뇌출혈로 입원하셨던 아버지 증세에도 차도가 있네요. 오랫동안 소식 없어 걱정하는 분들이 계실지 몰라서 짧게나마 소식 전합니다.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는 가족들이 돌아가며 24시간을 지켜야 해서, 환자도 환자지만 반나절씩 교대로 간호하는 어머니와 동생의 건강까지 상할까 염려했었지요. 이제 퇴원은 했지만 계속 통원치료를 해야 하는데, 자꾸 밖으로 나가시려 하니 걱정이네요. 한번은 외출하셨다 집을 못 찾아 경찰서에서 보호하고 있다는 연락이 와서 모시고 왔는데 휴대폰 친구찾기 등록만으로 안심할 수 있을지,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조언해주세요. 이런저런 걱정에 가만히 웅크리고만 있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마음만 무거워질 듯하여 틈나는 대로 찾곤 했던 길고양이 동네에 들릅니다... 2012. 2. 25.
주먹코 길고양이의 발라당 애교 안양의 한 동네로 취재를 갔다가, 주먹코 무늬를 가진 길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여느 고양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코 크기지만, 까만 얼룩이 코 언저리에 퍼져 마치 복스러운 주먹코 같은 모양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주먹코가 복코라고 해서 재복이 깃든 코라고 했는데, 요즘 사람들은 버선코처럼 얄쌍하고 코끝이 들린 코를 좋아하니 길고양이의 주먹코조차 둔하게 볼지 모릅니다. 순찰 중이라 아무도 없는 방범대 초소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햇볕이 철제 계단을 따끈하게 데워주었는지 계단에서 꼼짝할 생각을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마치 순찰고양이나 된 것처럼 방범대 앞을 지키며 식빵을 굽고 있는 고양이. 사람들은 그 앞을 무심한 듯 스쳐 지나갑니다. 길고양이를 꼭 모든 사람이 귀여워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럴 수도 없겠고요.. 2012. 2. 10.
아직은 사람이 두려운 길고양이 '꼬마' 아버지 병세에 차도가 보이면서 한숨 돌리기 시작한 지 며칠. 오래간만에 호순, 갈순씨와 찰리를 만나러 갔다. 찰리는 어디로 마실 갔는지 보이지 않고, 찰리를 꼭 닮은 길고양이 '꼬마'만 담벼락 위에서 낯선 방문객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른 어른 고양이들이 일찌감치 먹이 흡입에 나설 때까지도, 녀석은 그저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 동네에는 동네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밥을 챙겨오셨다는 '점득이'라는 길고양이가 있는데, 점득이의 후손 중 하나가 찰리이고, 이후로 최근의 꼬마에게까지 점득이의 핏줄이 이어져내려오고 있다. 점득이, 찰리, 꼬마 모두 콧수염 같은 얼룩이 있다는 점에서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눈앞의 사람이 지나가기를 느긋하게 기다리는 꼬마. 그 기다림이 모든.. 2012.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