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주면 나도 몸짱!" 길고양이의 1초 변신 계단을 오르기 전, 몸을 길게 뻗어 스트레칭하는 길고양이 모습은 마치 운동삼매경에 빠진 것처럼 보입니다. 보통 때의 계단 오르는 모습과 달리, 꼭 한손으로 푸시업을 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몸을 일으켜보니 영 헐렁헐렁한 솜바지 모습입니다. 엉거주춤 선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죠? "흐읍!" 힘을 주니 금세 근육맨으로 변신합니다. 단모종 고양이의 매력은 이렇게 온몸의 근육이 고스란히 보인다는 점이겠지요. 뭐든 자세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의연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봅니다. 내년엔 나도 몸짱! 하고 결의를 다지는 듯하네요. 지금도 멋있습니다만. 2011. 12. 28. 비탈길 오르다 숨 고르는 길고양이 좁은 도로를 가로지르는 삼색 길고양이를 따라 걸음을 옮겨봅니다. 꽤 경사가 있는 비탈이지만 성큼성큼 잘 오르는 삼색냥이입니다. 비탈길이 끝나니 평지입니다. 끝이 날 것 같지 않던 언덕에도 끝은 있고, 그 뒤로 또 다른 길이 이어집니다. 사람살이도 마찬가지겠지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는 고양이를 따라 저도 숨 돌리고, 다시 2011년의 마지막 남은 며칠을 부지런히 걸어봅니다. 올 한해도 이렇게 저물어 가네요. 2011. 12. 27. 길고양이 가족, 사랑스런 박치기 한 판 청명한 겨울하늘 아래 지붕길이 한없이 펼쳐집니다. 사람은 가지 못하고 오로지 동물들만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전용 도로입니다. 이 길 위에서 까치도 참새도 쉬다 가지만, 아무래도 지붕길을 가장 마음 편히 여기는 이들은 길고양이입니다. 아무도 가로막지 않는 길 지붕길 위로, 담양이와 일호가 뚜벅뚜벅 걸음을 옮깁니다. 잰걸음으로 앞서 가던 담양이가 일호의 느린 속도에 답답했는지, 돌연 발길을 돌려 일호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가는 담양이는 종종걸음으로 걷는데, 일호는 지붕 위에서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발밑 세상을 구경하기 바빴거든요. 지붕 위에 있을 때만큼은 이 세상의 고양이의 것 같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 “아, 왜 이리 늦어? 얼른 따라오라고.” 잠시 저와 눈을 마주치며.. 2011. 12. 26. 크리스마스 선물을 엿보는 스밀라 2012년도 잡지 개편 작업을 하느라 지난 달보다 마감을 늦게 시작한 탓인지, 크리스마스 전날까지도 일이 끝나지 않아 토요일에도 출근을 했습니다. 12월에는 주말에 쉬어본 게 이틀이나 될까 싶을 만큼 정신없이 돌아가네요. 마지막 원고 필름 나온 것까지 확인한 다음에야 이번 달 잡지마감이 끝나 간신히 숨을 돌리고 회사에 미리 갖다둔 길고양이 선물을 챙겨들고 자주 찾던 골목을 찾아갔다 돌아오는 길, 허리가 묵지근한 게 얼른 가방을 던져놓고 뜨끈한 아랫목에 누웠음 싶습니다. 그런데 집에 들어설 때 현관 앞에 놓여있는 아마존 상자 한 개. 주소를 보니 밤비 마마님이 스밀라에게 보내주신 선물입니다. 스밀라의 밥을 만들 때 함께 넣는 재료와 영양제, 치약, 간식 등을 챙겨 보내주셨네요. 감사히 잘 먹이겠습니다. .. 2011. 12. 25. 일광욕하는 스밀라, 달콤한 햇볕 베란다를 좋아하는 스밀라의 지정석 박스 위에 오목한 겨울 잠자리를 마련해주니, 스밀라가 햇볕을 쬐다 단잠이 들었습니다. 스밀라가 깔고 자는 천은 어머니가 오래 전부터 사용하시던 조각보천 보따리인데, 어쩌다보니 스밀라 차지가 되었습니다. 바닥에는 오목한 방석 위에 담요를 깔아 둥우리처럼 들어가게 만들고, 그 위에 스밀라가 좋아하는 부직포 가방을 깔아두었는데 털이 묻어서 다시 천을 깔았지요. 인기척이 느껴지자 실눈을 뜨고 뒷다리를 쭉 뻗더니 이쪽을 바라보는 스밀라입니다. 아직 채 잠이 덜 깬 두 눈에는 졸음이 묻었습니다. 춥지 않을까 생각해서 베란다 출입을 금했는데, 스밀라 등 위로 내리쬐는 햇볕이 닿은 자리를 손으로 쓰다듬어보니 따뜻합니다. 당분간은 일광욕 시간을 짧게라도 주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2011. 12. 22. 대기석에 앉아 기다리는 고양이 등 뒤가 뜨끈한 느낌이 들어 슬쩍 뒤를 돌아보니 스밀라가 화장대 의자에 앉아있습니다. 원래 이 시간대면 제 책상의자에 앉아서 자고 싶을 텐데, 아직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다보니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볼이 불퉁해져 임시 대기석에서 기다리는 스밀라입니다. 화장대 의자는 아무래도 크기가 작아 다리를 쭉 펴고 누울 수 없습니다. 몸집이 작은 스밀라에게도 간신히 웅크려 앉을 수 있는 임시 대기석입니다. "웬만하면 나오지?" 하는 눈빛으로 눈을 빛내며 이쪽을 향해 묵언시위 중입니다. 그렇게, 아무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 털방석 하나가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화장대 의자도 좀 더 큰 것으로 바꿔주어야 할까 봅니다. 그래야 편안한 대기석이 될 테니까요. 2011. 12. 21.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306 다음